[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예상보다 강한 연초 인플레이션 및 고용 지표 발표 이후 금융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다음 통화 정책 방향 조정이 아래가 아닌 위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준이 사실상 정책 금리의 피크(peak, 정점)를 선언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살아있는 만큼 아직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이 같은 주장의 배경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일부 투자자들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 지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몇 주 전만 해도 조만간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트레이더들은 3월은 물론 5월 금리 인하 가능성마저 지워버렸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3월과 5월 금리가 현 수준인 5.25~5.50%로 유지될 가능성을 각각 91.5%와 64.6%로 인하 시나리오보다 유력하게 반영하고 있다.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이보다 높은 80.1%로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단기 금리 옵션 분석에 따르면 지난주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향후 1년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장담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펼쳐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하는 과정이 더딜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계속된 금리 인상 이후에도 강력히 유지되는 미국 경제는 물가 오름세 가속이 가능한 이유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부문에서는 35만3000건을 기록했으며 CPI는 월가 예상보다 높은 3.1%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지난주 다음 정책 결정이 금리 인하가 아닌 인상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을 15%로 판단했다.
지난 1990년대 후반에도 연준은 짧은 금리 인하 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지면서 다시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 직면했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은 이 같은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BMO 글로벌 애셋 매니지먼트의 얼 데이비스 채권 및 자금시장 책임자는 “너무 많은 가능한 결과들이 있다”며 올해 75bp(1bp=0.01%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매우 확신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채 시장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는 모습이다. 미 국채 2년물과 3년물, 5년물 금리는 최근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골드만삭스 애셋 매니지먼트의 린지 로스너 멀티 섹터 채권 투자 책임자는 “인플레이션과 싸움의 마지막 단계는 고르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지표가 탁구 경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로스너 책임자는 서머스 전 장관의 금리 인상 리스크(risk, 위험)에 대한 평가에 동의한다면서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현 수준에서 더 오래 유지하는 것이 더 합당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올해 연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지만, 여전히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본다. 주피터 애셋 매니지먼트의 마크 내시 매니저는 연준이 금리를 다시 인상할 가능성을 20%로 평가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키트 주크스 수석 외환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에 다시 속도가 붙고 연준이 결국 금리를 올리면 달러화가 랠리를 펼쳐 지난 2022년 사상 최고치로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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