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올 연말부터 1.8나노(㎚·10억분의 1m) 공정(18A)의 양산에 들어간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체 개발한 AI 칩을 생산한다.
인텔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전략을 발표하는 IFS(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를 열고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인텔이 2021년 3월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이후 개최한 첫 협력사 행사다. 인텔은 당시 ‘향후 4년간 5개 공정을 개발하겠다’며 인텔 7나노부터 1.8나노까지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인텔은 이날 1.8나노 공정(18A)을 올 연말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당초 양산 시작시점은 2025년부터라고 계획을 밝혔는데, 앞당겨진 것이다.
특히,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은 TSMC와 삼성전자만 가능한데 이들 두 회사가 내년 2나노급 공정의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텔의 계획대로라면 삼성전자와 TSMC를 앞지르는 것이다.
인텔은 파운드리 후발 주자이지만, 지난해 9월 1.8나노급인 18A 공정 반도체 웨이퍼 시제품을 깜짝 공개하며 삼성전자와 TSMC를 긴장시킨 바 있다.
인텔은 1.8나노 공정에서는 MS의 칩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칩 종류는 밝히지 않았지만, MS가 지난해 발표한 ‘마이아’라는 AI 칩으로 추정된다.
인텔의 파운드리 수주 물량은 현재 150억 달러로, 자난해 말 10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가 늘었다. 증가분의 상당 규모가 MS 물량으로 예상된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사전 녹화된 영상을 통해 “가장 진보되고 고성능이며 고품질 반도체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하다”며 “그것이 우리가 인텔과 함께 일하는 것에 매우 흥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도 “전 세계에서 이것을 할 수 있는 기업은 단 몇 개뿐”이라며 “인텔의 18A 칩은 TSMC의 처리 속도를 능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텔은 이날 이에 더해 2027년에는 1.4 나노 공정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4 나노 공정은 최첨단 반도체 공정으로, 삼성전자도 2027년부터 1.4 나노 공정을 통해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2022년 10월 발표한 바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도 2027년 1.4나노 공정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겔싱어 CEO는 “인텔은 2030년까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인텔은 앞서 2나노 이하 공정 양산을 기반으로 현재 파운드리 2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인텔은 또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 기반 시스템-온-칩(SoC)을 위한 최첨단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Arm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르네 하스 ARM CEO가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Arm·시놉시스·케이던스·지멘스·엔시스 등 반도체 설계 자산(IP) 설계 자동화(EDA) 기업과 협력을 통해 AI 시대에 맞는 맞춤형 시스템즈 파운드리가 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패키징, 검사까지 전 과정을 세분화해 서비스별로 고객사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겔싱어 CEO는 “AI는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이는 혁신적인 칩 디자이너들과 우리 파운드리에 전례 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화상으로 참석해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출범을 축하했으며, 오후에는 오픈AI 샘 올트먼 CEO도 나와 인텔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