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면서 이 종목을 담고 있는 국내 ETF의 수익률도 덩달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23일 코스콤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글로벌 반도체 톱4 플러스 솔라액티브’의 지난 1년 수익률은 87.04%를 기록했다.
이는 ‘솔라액티브 글로벌 반도체 톱4 플러스’ 지수를 기초 지수로 한 ETF로, 이 지수는 미국과 한국에 상장된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시가 총액 상위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엔비디아 역시 이 지수에 편입돼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 반도체 MV’의 경우 같은 기간 82.6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MVIS US 리미티드 반도체 25’ 지수를 기초 지수로 한 상품으로, 엔비디아 등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형 반도체 기업 25개 종목에 투자하는 ETF다. 이 지수에서 엔비디아의 비중은 25.75%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글로벌 AI 인공지능 액티브’는 지난해 5월 상장된 ETF로, 그간 78.71%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는 엔비디아가 편입된 ‘솔라액티브 글로벌 인공지능’ 지수(원화 환산)를 비교 지수로 삼고 있는 상품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엔비디아 채권혼합 블룸버그’는 지난 1년간 55.82%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 ETF는 ‘블룸버그 블렌디드 엔비디아 에쿼티 앤드 코리안 본드 토탈 리턴’ 지수를 기초 지수로 한 상품으로, 이 지수의 엔비디아 비중은 30%다.
이밖에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글로벌 AI 반도체’는 지난해 12월 상장했지만, 약 3개월 동안 32.21%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 ETF는 ‘솔라액티브 글로벌 AI 반도체’ 지수를 기초 지수로 하는 상품으로, 이 지수에 엔비디아가 편입돼 있다.
이들 ETF가 높은 수익률을 낸 데에는 엔비디아의 ‘거침없는 하이킥’ 덕분이다.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장 마감 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023년 회계연도 4분기(11∼1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고,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5%, 총이익은 769% 급증했다.
또한 올해 1분기 매출도 월가 전망치를 8% 이상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를 내놓으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22일 엔비디아의 주가도 종가 기준 전날보다 16.49% 폭등한 785.38달러(약 104만원)에 마감했다. 전날 종가(674.72달러)보다 무려 111달러 상승했다.
시가 총액도 전날 1조6천670억 달러에서 1조9천390억 달러로 껑충 뛰며 하루 만에 2천720억 달러(약 361조원) 증가했다. 이는 역대 하루 만에 가장 많은 시총 증가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1조8천130억 달러)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1조7천970억 달러)을 제치고 시총 순위 3위 자리를 탈환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향후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그 배경으로 먼저 클라우드 업체 등 소비자 기반 인터넷 업체의 AI(인공지능) 시장 참여로 TAM(Total Addressable Market·최대 매출 규모)의 확대를 들었다.
또한 중국향 매출 비중 축소를 상쇄하는 미국의 집중적 투자와 국가별 대규모 언어 모델 구축 동태, 연중 H200/B100 등 신제품 출시와 그에 따른 ASP(평균공급단가) 상승 효과도 엔비디아의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향후 추정 실적은 2024년 매출액 1천40억 달러, 2025년 매출액 1천220억 달러로 시장 기대치를 전반적으로 상회할 것”이라면서 “40배 전후의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이 유지되고, 시장 기대 수준의 주가 상승 여력은 담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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