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러시아가 중국과 위안화 차관 도입을 논의 중이며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주도 국제기구) 국가 간 결제 시스템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관영 RIA 통신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과 한 인터뷰를 인용해 러시아가 위안화로 차관을 들여오는 방안을 중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이날 RIA와의 인터뷰에서 위안화 차관을 놓고 “중국 측과 오랜 기간 협상을 진행해왔다”며 “작년 말 부처 간 대화에서 이 주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올해 브릭스 순회 의장국으로서 회원국 간의 결제 증진과 관련 시스템 개선을 주요 의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의장국의 틀 안에서 추진할 의제는 파편화된 지금의 상황에서 브릭스 내 무역 참가자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하도록 금융, 결제 및 결제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이 시스템은 서방의 비우호적인 인프라와는 무관하게 정치적 문제들 밖에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한 브릭스 국가 간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결제 시스템인 ‘브릭스 브리지'(BRICS Bridge)를 만들자면서 중국, 옛 소련권 경제협력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걸프 국가들과 이를 시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란 비트코인 같은 민간 가상화폐와 달리 각국 중앙은행이 디지털 형태로 발행하는 화폐를 뜻한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디지털 화폐 결제 시스템이 “브릭스 제도를 기반으로 회원국들이 이용할 수 있고, 일정 수준의 평등을 보장하며 무역관계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의도를 가진 국가들과 (테스트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으며 아마도 중국과 EAEU, 페르시아만 국가들이 그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발언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 등 서방과 대립하는 러시아가 미국 중심 국제 금융시스템과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대안을 확립하고자 세를 불리려는 행보로 보인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일으킨 뒤 서방으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자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서방의 대러 제재를 꺼리는 국가와의 교역을 늘리며 이를 피해 왔다.
특히 서방의 금융 제재로 달러와 유로화 결제망에서 배제되자 위안화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장은 지난달 30일 RIA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위안화 결제 비중이 2년 전과 비교해 수출은 0.4%에서 34.5%로, 수입은 4.3%에서 36.4%로 늘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달러 패권에 도전해 위안화의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여 온 중국도 브릭스 회원국 간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지지하고 있다.
한편 실루아노프 장관은 해외에 있는 러시아의 자산을 겨냥한 모든 행동에 상응한 대응을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또 올해 세수가 예상치를 약간 웃돌고 지출은 정당성 검토 등을 강화해 작년보다 둔화했다면서 예산이 “통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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