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주혜 기자]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으로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은행들이 대출금리에 적용하는 가산금리를 연이어 올리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서다. 신규 대출을 앞둔 차주들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에 적용하는 가산금리를 0.1~0.3%포인트 인상한다.
만기 15년 이상 아파트론·부동산론 등 주담대 대면 상품 금리는 0.1~0.3%포인트 인상된다. 비대면 상품인 우리WON주택대출 금리는 0.1~0.2%포인트 오른다.
또 우리전세론 대면상품 금리와 우리WON전세대출·우리스마트전세론·i-Touch 전세론 등 비대면 상품 금리가 0.1~0.3%포인트 각각 상향 조정된다.
전날 우리은행의 주담대 혼합형(5년 변동) 금리는 연 3.74~4.94, 변동금리는 연 4.59~5.79%다. 가산금리가 오르면서 이날 적용되는 대출금리는 소폭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리WON주택대출, 우리WON전세대출, 우리스마트전세론의 갈아타기 상품은 금리가 조정되지 않는다.
앞서 신한은행도 19일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0.05~0.2%포인트 올렸다. 국민은행도 7일 주담대에 적용되는 가산금리를 0.23%포인트 인상했다.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상이 이어진 것은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대출금리를 올려 수요를 제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안정적인 가계부채 운용을 위해 금리를 조정하는 것”이라며 “다른 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면 금리가 낮은 은행으로 대출이 몰릴 수 있어 가산금리 인상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최근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주담대 금리는 우상향하는 추세다. 이달 초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22~5.764%였으나 전날에는 연 3.28~5.810%로 집계됐다. 변동금리는 연 3.96~7.034%다.
이에 새로 대출을 받아야하는 차주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산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가 올라가면서 DSR 비율이 커지고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게다가 스트레스 DSR이 도입되면서 대출한도는 더 작아질 수밖에 없다.
26일부터 적용된 스트레스 DSR 체계에서는 DSR 규제에 따라 대출한도를 산정할 때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한 ‘스트레스 금리’를 가산금리로 적용한다. 연간 이자비용이 늘어나면서 DSR 비율이 커지고 대출한도가 낮아지게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자 부담 확대와 대출한도 축소로 대출자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면서 당분간 고금리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winj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