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자금 유입되며 9천만원 터치…일각서 “1억원 곧 넘을 것”
2021년 최고점 돌파 뒤 4분의 1토막…’투자 유의’ 경고도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민선희 기자]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가상자산 시장도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미국 증시 상장을 계기로 찾아온 이른바 ‘크립토 스프링’이 향후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29일 장중 9천만원까지 오른 뒤 이날까지 8천만원대 중후반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장중 최고가 8천824만원으로, 2021년 11월 9일의 전고점(8천270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추가 상승을 타진하는 흐름이다.
빗썸에서도 지난달 28일 장중 8천970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뒤 8천만원대 중후반을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으로 거래도 부쩍 활발해졌다.
가상자산 리서치 플랫폼인 쟁글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 누적 거래대금은 1월 마지막 주(24∼29일) 23조9천억원에서 2월 마지막 주(21∼27일) 40조2천억원으로 68.2% 늘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약 4조원에서 5조7천400억원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거래량은 지난달 28일 1만9천254개로, 2022년 11월 10일(2만710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장주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타면서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이 덩달아 오르는 현상도 일부 목격됐다. 인공지능(AI) 테마주인 월드코인이 대표적이다.
생성형 AI 챗GPT를 만든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CEO)가 개발한 월드코인은 ‘오브(Orb)’라는 홍채 인식 기구에 자신의 홍채 정보를 등록하면 무상으로 코인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빗썸에서 1월드코인은 지난 1월만 해도 3천원대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중순부터 급등해 최근 1만2천원대까지 올랐다.
업계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시장 침체기인 ‘크립토 윈터’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데 대부분 의견이 일치한다.
올해 초 비트코인 현물 ETF의 미국 증시 상장 이후 기관 투자가들의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면서 대세 상승장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논리를 편다.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 금리 인하기로 접어들면서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되고 있고, 미국 공화당 유력 대권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직인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가상자산 업계에 우호적인 점을 거론하기도 한다.
그는 “현재 글로벌 펀드 중심으로 약 85만개의 비트코인 매집이 이뤄졌으며, 이런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는 장기적인 호재”라며 “가상자산이 명실상부 제도권으로 들어왔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의 1억원 돌파가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록체인 투자회사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는 “가상자산 시장이 4년 사이클로 성장과 수축을 반복했는데, 다시 수축기로 접어든다고 해도 과거처럼 이 산업이 죽었다는 평가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나스닥 기술주가 내린다고 해서 IT 시대가 끝났다고 하지 않는 것처럼 가상자산도 주요 섹터로 인정받고 성장할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1억원을 곧 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추가 상승을 노리고 진입하기에는 시장이 단기 과열된 상태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앞서 2021년 11월 9일 업비트에서 8천270만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비트코인은 당장 그다음 달부터 하락 전환해 2022년 12월 30일 2천70만원까지 떨어졌다.
비트코인 가격이 불과 1년여 만에 4분의 1토막으로 빠지는 동안 알트코인은 더 극심한 부진에 시달린 바 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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