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내외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5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전날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2.20% 오른 8만91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2014년 3월24일 KRX 금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가격이다.
한국금거래소에서도 금 1돈(3.75g)을 살 때 가격은 지난 2일 기준 38만1000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 종전 한국금거래소에서 금 1돈 최고 가격은 지난 달 3일 기록한 37만5000원이었다.
또 한국금거래소에서 대표적인 금 제품인 순금 돌반지 1돈은 44만2000원, 돌팔찌는 48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어 50만원을 넘보고 있다.
국제 금 선물 가격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 상승한 온스당 2126.30달러로, 처음으로 온스당 210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달 박스권 흐름을 이어온 금값이 치솟은 것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은 달러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면 달러와 대체 관계에 있는 금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다.
금 가격이 뛰자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이 유입됐다. 국내 유일하게 KRX금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ACE KRX금현물은 전일 1.64% 오른 1만2670원에 거래됐다. 개인투자자들은 이 ETF를 지난 달부터 4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약 47억7000만원 어치 순매수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2.76%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는 시점부터 추세적 상승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하반기에 온스당 2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의 종료와 정책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졌음을 의미하며 실질금리와 역의 상관관계인 금에게는 매력적인 방향성이 제시되고 있음을 암시한다”면서 “올 하반기 금 가격 상단은 온스당 2150달러까지 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KB증권은 금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미 금리 인하가 반영되기 시작할 2~3분기 내 추세적 상승을 전망하며 현재 수준에서 상승 여지 20% 이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올해 경기 우려는 지속하되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면서 금 가격은 연내 온스당 2400~2550달러를 타깃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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