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역대 최고점에 다가가는 가운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엄청난 속도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지난 1월 11일 출시된 이후 기록적인 수준으로 자금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10개의 총자산은 거의 500억달러(66조7천억원)에 달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iShares Bitcoin Trust)의 자산은 지난달 29일 100억달러(13조3천억원)를 돌파했다. 신규 ETF가 이 지점에 도달한 것으로는 가장 빨랐다. 지난달에는 미국의 ETF 중 3번째로 많은 자금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3천개 이상의 ETF 중 자산 규모가 100억달러 이상인 것은 약 4%에 불과하다. 같은 종류의 피델리티 ETF의 자산은 현재 60억달러(8조원) 이상이다.
피델리티가 운용 중인 ETF 중에서는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이고, 올해 ETF 순유입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초기에 자금의 대거 유입 이후 둔화로 이어질 것으로 봤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강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하면서 최근 몇 주 동안 자금 유입 속도는 더 빨라졌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으로 5일 오전에는 사상 최고가에 약 140달러만을 남겨둔 6만8849 달러에 이르기도 했으나 오후 6만6000 달러 대로 내려앉았다. 비트코인의 사상 최고가는 2021년 11월에 기록한 6만8990.90 달러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에는 거의 4만 달러로 마감했고, 1년 전만 하더라도 2만3000 달러 주변을 맴돌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에는 현물 ETF가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상승했고, 이제는 투자자들이 ETF를 수용하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분위기도 더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WSJ은 현재로는 이 펀드들에 유입된 자금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는 자료가 부족하다며, 대형 투자자들이 분기별 펀드 보유 현황을 보고한 후에나 더 많은 내용을 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비트코인 최다 보유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이날 6억달러(8000억 원) 규모의 선순위 전환사채(convertible senior notes)를 발행해 비트코인 추가 매입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장중 24% 상승했으나 이런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한때 3.3%까지 하락하다 1.5%로 낙폭을 줄였다.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서비스업체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달 25일 현재 19만3천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평균 매입 가격은 3만1천544달러다.
한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블랙록의 현물 이더리움 ETF 승인 신청에 대해 다시 결정을 미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로이터는 규제당국 자료를 인용해 SEC가 지난 1월에 이어 재차 결정을 연기했다고 전했다. 블랙록은 지난해 11월 이더리움 ETF에 대한 승인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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