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법원, 미국 인도 결정 기각
정부, 권도형 국내 송환 위해 국제공조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경찰청이 국산 가상화폐(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를 한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협조를 요청했다.
경찰청은 7일 대한민국 인터폴국가중앙사무국 명의로 인터폴사무총국에 “사무총국 차원에서 대상자가 한국으로 인도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는 내용의 전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용상 국제공조담당관은 “법무부 국제형사과와 경찰청이 각각 국제 형사공조 채널 및 인터폴 국제공조 라인을 통해 권씨 송환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지난 5일 지난달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내린 권씨의 미국 인도 결정을 기각하고 원심으로 돌려보냈다.
고등법원이 지난달 20일 권씨를 미국으로 인도해야 한다고 결정했는데 이를 번복한 것이다. 항소법원은 한국의 인도 요청 시점이 지난해 3월29일로, 미국 요청 시점인 4월3일보다 앞섰다고 판단했다. 한국 정부가 미국보다 범죄인 인도 청구를 먼저 한 사실을 공식화한 셈이다.
고등법원의 재심리 결과에 따라 권씨가 한국으로 올 가능성이 열린 만큼, 한국 정부는 권씨 신병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는 “아직 몬테네그로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는 받지 못했다. 송환 여부가 확정돼야 통보가 올 것”이라며 “법무부와 외교부, 경찰청이 함께 권씨 송환을 위해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라·루나 사태’는 암호화폐 테라가 달러화와의 페깅(가치 고정)이 끊어지면서 테라의 가격을 지지해주던 자매 코인 루나의 가격까지 연쇄 폭락한 사건이다. 2022년 폭락으로 전 세계 투자자들이 입은 피해 규모는 50조원 이상, 국내 피해자만 20만명으로 추산된다.
권씨는 폭락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던 중 지난해 3월 위조 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이후 1년간 현지에서 구금된 상태다.
권씨의 측근으로 몬테네그로 현지에서 함께 체포됐던 한창준(37) 테라폼랩스 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6일 국내로 송환돼 재판을 받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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