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금리 인상’ 전망에 엔화 강세…닛케이지수에 부담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장들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파적 발언을 내놓으며 시장이 환호한 가운데, 8일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한국 코스피(+1.24%)를 비롯해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0.23%), 대만 자취안지수(+0.47%), 호주 S&P/ASX 200지수(+1.07%) 등이 동반 상승했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0.62%)와 선전성분지수(+1.07%),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0.43%)도 플러스였다.
반역·내란 등 범죄에 대해 최대 종신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한 ‘홍콩판 국가보안법’ 초안이 공개된 가운데, 한국시간 오후 4시 5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1.35%,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1.42% 오른 상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 주식지수(일본 제외)는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 흐름은 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흐름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전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03% 올라 사상 최고를 경신했고, 나스닥지수(+1.51%)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34%)도 올랐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전날 의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2%로 지속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더 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우리가 그 확신을 갖게 되면, 그리고 우리는 그 지점에서 멀지 않았는데(not far), 긴축 강도를 완화하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전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 후 취재진과 만나 내년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6월 금리 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고 처음으로 시사했다.
이에 따라 정책금리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한때 4.49%로 한 달 만에 최저로 내려갔고,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4.07%를 기록했다.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한때 한 달여 만에 최저인 102.723으로 내려갔다.
반면 최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이번 달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일본 엔화 가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150엔 부근에 머물던 엔/달러 환율은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해 147엔대에 진입했고, 이날 한때 한 달여 만에 최저인 147.53엔을 찍었다. 2년물 일본 국채 금리는 0.2%로 2011년 4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고, 10년물 국채 금리는 0.74%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닛케이지수가 엔화 움직임에 2년여 만에 가장 민감한 상태라면서, 엔화 강세가 최근 랠리 중인 일본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엔화 움직임에 따른 닛케이지수의 민감도를 나타내는 이른바 ‘베타’ 지표가 2022년 1월 이후 가장 높고, 엔화 가치가 1% 오르면 닛케이지수가 2%가량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닛케이지수와 엔화 간 ‘상관관계’ 지수는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인 상태다.
이제 시장에서는 8일 발표될 미국의 2월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는 20만명이지만 증권사별 추정치가 적게는 14만5천명에서 많게는 26만명 수준으로 다양한 만큼, 실제 발표에 따라 주식·채권시장에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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