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호가를 올리겠다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많아졌어요.”
지난 8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롯데캐슬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대표는 주택 시장 상황을 묻는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최근에서 신고가가 이어졌지만, 시장이 큰 변화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을 앞두고 일부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다”며 “일부 매물의 호가가 올랐지만, 거래가 예전처럼 활발하게 이뤄지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GTX-A 노선 개통이 임박하면서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일대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GTX 동탄역 인근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나오는 등 집값이 심상치 않다. 오는 30일부터 GTX-A 노선 ‘수서~동탄 구간’이 운행한다. 동탄에서 수서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존 75~79분에서 20분으로 단축된다.
GTX-A 노선 정차역 인근 단지에서 신고가 경신하는 사례가 나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화성 오산동 주상복합 ‘동탄역 롯데캐슬(전용면적 102.71㎡)’이 22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9월 직전 거래가인 21억원보다 1억원 올랐다. 또 화성시 송동 동탄린스트라우스더레이크(전용면적 116㎡)도 21억원 신고가를 찍었다. 지난해 10월 20억원과 비교하면 반년도 안 돼 1억원이 상승한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와 첨단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수도권을 연결하는 GTX 신설 등 다양한 호재가 겹치면서 GTX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동탄의 집값이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GTX-A노선 개통을 앞두고 기대감이 집값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고, 호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대세 상승 전환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철도망 개선에 따른 호재로 인한 상승분이 이미 반영됐고, 상승 거래는 역세권 일부 단지에서만 나오는 등 전반적인 시장 반등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고금리 장기화와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에서 일부 단지 신고가 거래만으로는 동탄지역 집값 상승 확산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실제 현장에서는 최근 신고가 거래가 다른 단지 집값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면서 일부 호가를 올리겠다는 집주인들이 있지만, 영향이 미비하다”며 “매도자와 매수자간 원하는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집값이 떨어졌고,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GTX-A 노선이 지나는 지역의 집값 상승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GTX 노선이 지나는 동탄 아파트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나오긴 했지만, 일부 상승 거래만으로 집값 상승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집값이 대세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거래가 늘어야 하는데, 지금은 일부 갈아타기 주택 수요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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