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자체 인공지능(AI) 플랫폼인 ‘네모'(NeMo)를 학습시키기 위해 저작권이 있는 도서를 허가 없이 사용했다는 이유로 저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앞서 AI 플랫폼 챗GPT를 만든 오픈AI와 그 파트너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해 말 저작권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뉴욕타임스(NYT)로부터 제소된 바 있다.
로이터통신과 CNBC 방송은 3명의 미국 소설가가 지난 8일 밤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에 엔비디아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작가는 자신들의 작품이 네모의 거대언어모델(LLM) 학습에 도움이 된 약 19만6천640권의 도서로 이뤄진 데이터세트의 일부라는 주장을 폈다. 이들의 도서는 지난해 10월 저작권 문제가 제기된 후 데이터세트에서 제외된 바 있다.
이들은 소장에서 엔비디아의 제외 조치는 결국 자신들의 저서가 네모의 학습에 이용됐고 저작권을 침해했음을 인정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소송에 나선 이는 소설 ‘고스트 워크'(Ghost Walk)의 브라이언 킨, 소설 ‘라이크 어 러브 스토리’의 아브디 나제미안, 중편 ‘라스트 나이트 엣 더 랍스터’의 스튜어트 오난으로, 지난 수년간 배상을 요구해왔다.
엔비디아는 AI 붐으로 인해 주가가 2022년 말 이후 거의 600% 상승하면서 시가총액만 2조2천억달러(2천900조원)에 달한다.
한편, 엔비디아는 동종 업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벤처 투자자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으며, 투자 전략은 수익 이상의 것을 노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정보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해 3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이는 전 해의 3배 이상이다.
투자 규모는 지난 1월 말 현재 15억5천만달러(2조원)로, 전년도 3억달러(약 4천억원)보다 많이 증가했다.
엔비디아는 투자를 하면서 수익 이상의 목표를 두고 있다.
투자를 통해 AI가 새로운 산업으로 확대되고 새로운 문제를 해결함에 따라 변화하는 기술 동향을 파악할 기회를 얻게 됐다.
또한 경쟁사들이 도전해 오는 사이 AI 기술에 의존하는 미래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엔비디아의 지난해 가장 주목할만한 투자사로는 주요 고객사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코어위브(CoreWeave)가 꼽힌다. 이 업체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이용한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마존과 MS 같은 업체와 경쟁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두 개의 벤처투자 부문 중 하나를 이끄는 비샬 바그와티는 WSJ에 “우리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우리 생태계도 같이 커졌다”며 “우리 인프라를 사용하지 않는 회사에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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