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 7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랠리를 이어가면서,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1위인 블랙록 상품의 총자산도 빠르게 증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분석업체 모닝스타 다이렉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의 총자산 규모는 최근 기준 127억 달러(약 16조7천억원)가량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ETF로 순유입된 자금 70억 달러(약 9조2천억원) 이상과 비트코인 평가 가치를 합한 것이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이날 블랙록의 최근 공시를 인용, IBIT가 약 2달 만에 비트코인 약 19만5천985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고 전한 바 있다.
2위인 피델리티사 ETF의 총자산이 76억 달러(약 10조원) 수준인 만큼 1·2위 간 격차가 크다.
IBIT는 지난 1월 11일 출시 이후 지난달 29일 총자산 100억 달러(약 13조1천억원)를 돌파, 나스닥 100지수를 추종하는 자산운용사 인베스코의 ETF 상품 QQQ가 가지고 있던 미국 ETF 사상 최단기간 100억 달러 도달 기록을 깬 바 있다.
금에 투자하는 스테이트스트리트의 SPDR 골드 셰어즈 ETF(GLD) 상품은 2004년 말 출시 이후 2007년 초 100억 달러 문턱을 넘었다.
이후 일부 등락이 있었지만, 최근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 따라 IBIT의 총자산 증가세는 더 가팔라진 상황이다.
FT는 IBIT를 포함해 지난 1월 출시된 비트코인 현물 ETF 10건에 지난달 말까지 순유입된 자금 규모가 70억 달러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다른 ETF와 달리 기존에 운용하던 비트코인 펀드(GBTC)를 ETF로 전환한 그레이스케일 상품에서 빠져나간 85억 달러(약 11조2천억원)도 포함된 것이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제임스 세이파르트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훨씬 뛰어넘은 상황”이라면서 당국의 현물 ETF 승인 이후 하방 위험이 어느 정도 사라지고 안전성이 커졌다고 봤다.
다만 ETF 상품 간에도 양극화가 일어나 위즈덤트리 등 일부 운용사의 자금 유입은 부진한 상황이다.
위즈덤트리 측은 5천800만 달러(약 763억원) 규모인 자사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IBIT 만큼은 아니지만 우리 상품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ETF 출시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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