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취약 국가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상당 부분 완화되면서 신흥국들이 발행한 고위험·고수익 채권(정크본드)의 가격도 크게 오르고(금리 하락) 있다.
올해 상승세는 지난 2019년 이후 가장 가파르다는 평가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취약 국가로 평가되던 나라의 디폴트 가능성은 대폭 낮아졌다. 이집트에는 투자자들이 몰려가고 있으며 파키스탄에는 새 정부가 들어서고 아르헨티나도 개혁추진에 대한 열망이 뜨겁다.
이에 따라 최근 크게 떨어졌던 이들 국가의 국채 가격도 반등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불안 조짐을 보이는 국가는 10개국 정도로 평가한다. 2022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든 수치다.
파인브리지 인베스트먼트의 앤더스 파르게만 매니저는 “올해 신흥국 하이일드 채권에서 디폴트가 나올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몇 주 만에 시장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으며 이집트, 아르헨티나, 파키스탄에서 뭔가 벌어질 가능성은 대폭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정크본드의 상승세는 이런 취약 국가들이 자유시장 경제로의 개혁을 추진하고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자금지원 협상이 진전을 이룬 것이 도움이 됐다.
특히 투자자들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언제 금리를 인하할지 눈여겨보는 상황에서 위험 선호도가 다시 높아졌다.
정크본드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장 리스크가 낮다고 평가되는 미국 국채와의 금리 스프레드는 올해 56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투자등급 채권과 미국 국채와의 스프레드가 11bp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정크본드와 투자등급 국채간 금리 차는 513bp로 최근 2년 만에 가장 작아졌다.
리스크가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이다. 2023년 5월 1,000bp가 넘었던 금리 스프레드는 644bp로 줄었다.
아르헨티나와 이집트, 에콰도르, 스리랑카 등 한때 투자자들을 겁나게 했던 나라의 국채도 올해 글로벌 채권시장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런던의 투자회사 맥케이 쉴즈의 신흥시장 담당 책임자 발렌티나 첸은 “‘B’등급과 ‘CCC’ 등급 채권이 수익률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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