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월 들어 소폭 반등하며 3%대 초반에서 정체된 모습을 이어갔다.
미 노동부는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한 달 전인 1월 상승률(3.1%) 대비 소폭 오른 수치다.
주거비(전월 대비 0.4%)와 휘발유(전월 대비 3.8%) 가격 상승이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에 60% 이상을 기여했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중고차 가격도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6월 9.1%를 고점으로 기록한 뒤 둔화 추세를 나타내다가 작년 6월 이후 3%대 초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3.9%에서 2월 3.8%로 떨어져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근원 소비자물가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 가격을 제외하기 때문에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전월 대비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로 1월과 같았다.
대표 소비자물가의 전월 대비 상승률(0.4%)을 제외하면 이날 발표된 물가 지표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를 모두 0.1%포인트씩 웃돌았다.
기대를 웃돈 물가 지표 발표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에 더욱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전문가 전망치를 웃돌면서 시장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을 약화시킨 바 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소비자물가 지표 발표 직후인 오전 9시 17분 현재 4.14%로 지표 발표 직전(4.09%) 대비 5bp(1bp=0.01%포인트) 올랐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이날 물가 지표에 대해 “다시 한번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대치를 살짝 웃돌았다”며 “중고차 가격의 상승은 그동안 인플레이션 둔화를 주도해왔던 상품 가격 디플레이션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음을 상기시켜준다”라고 말했다.
그는 “물가 상승률이 하락 흐름을 유지하려면 서비스 물가 디플레이션이 가속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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