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공매도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개인 투자자들을 만난다. 금감원이 공매도 관련 토론회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인 만큼, 상반기 제도 개선을 앞두고 이복현 원장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또 공매도에 대한 엇갈린 시각을 지닌 개인 투자자와 업계가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전 10시 이 원장 주재로 공매도 관련 토론회를 개최한다.
행사 진행은 금감원 홍보대사이자 유튜브 슈카월드의 전석재 대표가 맡을 예정이다. 패널로는 시민단체 대표로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 등이 참석한다. 이외에도 학계, 증권업계, 외국인 투자자, 개인 투자자 등이 함께할 예정이다.
이복현 원장은 토론회 시작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전문가와 개인 투자자 간 토론을 들을 예정이다. 토론 중 방청객 질의응답 시간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유로운 질문도 가능하다. 토론 시작 전과 마무리 후 이 원장의 발언도 있을 예정이다.
공매도 관련 토론회는 지난해 말 두차례에 이어 올해가 세번째지만, 금감원이 직접 챙긴 토론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상반기 중 있을 공매도 제도 개선 발표를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한편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이례적으로 감독 당국 수장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가 공매도에 대한 개인 투자자 불신을 해소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공매도 전산 시스템 구축 진척 상황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매도 전산화는 개인 투자자들이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해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 중 하나다.
금융당국은 당초 투자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완전한 전산화는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완전 전산화를 위해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보유한 대차 잔고를 미리 알아야 하는데 실시간으로 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대규모 관행적 불법 공매도가 적발되는 등 여론이 악화되자 당국은 ‘할 수 있는 데까지 방법을 강구해보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현재 금융위원회, 금감원, 한국거래소, 코스콤 등 유관기관과 학계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는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간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 이날 토론회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조성자(LP) 증권사에 대한 특혜, 특정 증권사의 불법 논란 등 공매도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대화가 있을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에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자산운용 등 업계 관계자들이 패널로 참석한다. 신한투자증권은 공매도 수탁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개인들로부터 ‘불법 공매도 창구’라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또 박순혁 작가 등 개인 투자자 일부는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계좌에서 주식이 대량 매도된 사건이 신한투자증권의 불법 공매도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ETF 점유율 1위사며 NH투자증권은 ETF LP 중 하나로 참여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시장 루머 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시장조성자 및 특정 증권사(신한투자증권)에 대한 불법 공매도 의혹이 사실무근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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