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미국 재무부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암호화폐가 테러 자금으로 조달됐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전날 연방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하마스가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하기 이전에 1억6500만 달러(약 2172억원) 규모 암호화폐를 거래한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하마스의 암호화폐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의회는 감독을 강화할 권한을 재무부에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무부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마스가 암호화폐를 대체 수단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월리 아데예모 재무부 부장관은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하마스를 비롯한 테러리스트들은 여전히 전통 화폐를 선호하는 것으로 판단하지만 전통 화폐 거래가 차단되면서 이들 단체가 점점 더 가상 자산으로 눈을 돌리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는 20여 개의 금융기관을 인용, 하마스가 지난 3년간 비트코인을 통해 1억6500만 달러를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다만 암호화폐 옹호자와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하마스 자금 조달 규모가 과장됐다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서방 관리들에 따르면 현재 이란은 하마스에 연간 최소 1억 달러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가자 지구를 통제했던 하마스는 매년 직접 징수하던 세금 6억 달러를 걷지 못하고 있다.
재무부는 최근 수개월간 하마스의 여러 금융인을 제재했으며 여기에는 이 조직의 디지털 통화 자금 조달 설계자도 포함된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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