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스핌 홍보영 기자] 가상자산에 보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던 은행권 경영진들이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협력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트코인이 당초 예상했던 1억원 돌파를 넘어 2억원도 넘어설 것이란 낙관론이 퍼지고 있는데다가, 가상자산의 법제화가 코앞으로 다가 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5대 가상자산거래소 중 2위 규모인 빗썸과 NH농협은행의 실명계좌 제휴 재계약이 유력하다. 빗썸과 농협은행의 계약은 이달 말까지다.
주목할 점은 최근 농협은행이 가상자산 거래 목적의 계좌 개설 조건과 한도 해제 요건을 완화한 점이다. 코인 투자자들의 신규 진입 문턱을 낮췄다는 점에서 코인 투자에 대한 태도가 전보다 긍정적으로 선회했음을 보여준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지난달 ‘가상통화 계좌개설 관련 유의사항’ 공문을 영업점에 보냈다. 공문에는 가상자산 거래실적이 확인될 경우 한도계좌 해제가 가능하도록 하고, ‘금융거래목적확인서’ 등 각종 서류 없이도 계좌 개설이 가능토록 했다. 계좌 개설 조건으로 신용카드 발급, 자동이체 3건 이상 등록 등을 내걸지도 않도록 했다.
가상자산거래소 실명계좌 제휴에 관심을 가진 은행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KB국민은행도 빗썸과 실명계좌 제휴 계약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최종적으로 철회 의사를 밝혔지만, 가상자산거래소와의 협업에 대한 은행권의 관심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다.
최근 침체기를 지나 활기를 되찾고 있는 가상자산 시장의 분위기를 타고 은행권의 관심도 뜨거워지는 모양새다. 가상자산거래소는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아 원화 거래를 하는데, 은행들은 거래소로부터 입출금 1건당 300~1000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최근 가상자산 거래가 활기를 띄면서 은행 수수료 수익도 증가하고 있다.
일례로 1위 거래소인 업비트와 제휴한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호황기였던 2021년 292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뒀는데, 이는 그해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225억원)을 초과하는 규모다.
코인 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제휴에 관심을 보이는 은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비트코인의 1억원 돌파를 예견했던 영국 대형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최근 비트코인 목표 예상가를 20만달러(2억6210만원)로 높였다. 비트코인은 14일 7만3800달러에 근접하며 사상 최고가를 또 한 번 새로 썼다. 같은 날 시가 총액도 1조4430억달러를 기록했다.
아울러 가상자산 시장이 법의 규제와 보호 아래로 들어오게 되면서 높은 변동성과 자금세탁이슈 등 리스크에 대한 은행권의 우려도 축소되고 있다. 오는 7월 부터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법)이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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