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스타트업 오픈AI 멘토링 등 지원받게돼…올트먼, 10여분간 질의응답
지난 14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본사가 있는 1960빌딩의 ‘안드로메다’ 회의실.
4명의 오픈AI 심사위원 앞에서 한국에서 온 14개 스타트업의 기술 발표가 열렸다. 프레젠테이션은 단 5분. 발표가 끝나면 2분간 송곳 같은 질문이 이어졌다.
발표 시간이 5분을 넘어가면 ‘2분 경고’ 사인이 나왔고, 발표에 나선 스타트업 대표들의 마음은 다급해졌다. 7분을 넘기면 질문받을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벤처부가 올해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의 하나로, 오픈AI와 협업을 진행할 10개 AI 분야 K-스타트업을 최종 선발하는 자리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마련됐다. 한국에서 220여개 스타트업 중 결선에 오른 14곳이 이날 오픈AI 본사에서 최종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
오픈AI 제임스 헤어스턴 글로벌 정책 담당 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이런 여정을 여러분과 같이하게 돼 기쁘다”며 “우리 오픈AI가 여러분과 무엇을 같이 하게 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발표와 질의응답은 모두 영어로 진행됐다. 발표자들은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으려, 오픈AI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긴장감 속에 그동안 준비해온 프레젠테이션에 심혈을 기울였다.
최종 10개 스타트업에 선발되면 중기부로부터 최대 2억원의 지원을 받는 것은 물론, 오픈AI로부터 전문가 멘토링과 컨설팅을 지원받을 수 있다. 잠재력을 크게 인정받으면 오픈AI로부터 투자까지도 받을 수 있다.
멘토 1명이 스타트업 2곳에 대해 멘토링을 해준다. 멘토는 모두 오픈AI 직원들로, 이날 한국계 직원이 한국말로 인사해 환호를 받기도 했다.
AI 분야의 이들 기업 중 상당수는 오픈AI의 AI 모델을 이용해 자체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다.
‘사용자 수나 발표 내용이 과장’된 것은 아닌지, ‘대기업 출신들이 스타트업을 만든 이유’가 무엇인지 등 공격적인 질문도 이어졌다.
발표자들은 예상 밖의 질문이 나올 때는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침착하게 발표와 질의응답을 마치고 난 뒤에야 한숨을 돌렸다.
이번 행사에서 사회를 보던 오픈AI 직원은 “내가 아는 한국어 대사는 K드라마에서 본 ‘아자아자 화이팅’ 밖에 없다”고 말해 긴장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도 했다.
행사 종료 직전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스타트업을 격려하기 위해 ‘깜짝’ 등장했다. 올트먼 CEO는 이들 스타트업과 10여분간 허심 탄회하게 질문을 받고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GPT-5 출시계획, AI 기술의 미래, AI 칩 생산 등 다양한 질문을 하였고, 올트먼 CEO는 질문 하나하나에 성실히 답변했다.
발표 종료 후 심사위원의 평가를 바탕으로 클라이원트, 와들, 마리나체인 등 3개의 스타트업이 ‘잠재력상'(Most AGI Potential Award)을 받았다.
클라이원트는 거대언어모델(LLM)로 입찰서류(RFP)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설루션 제공 업체로, 지난해 9월 창업 이후 6개월 만에 오픈AI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조준호 대표는 “한국보다 미국의 입찰 시장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미국 진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오픈AI로부터 인정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다른 수상자인 와들은 이커머스 플랫폼의 대화형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회사이고, 마리나체인은 AI 기술을 활용해 해운, 항만 등의 탄소 배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설루션 업체다.
이들 스타트업을 포함해 10개의 스타트업이 올해 오픈AI와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될 스타트업으로 최종 선발됐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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