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이번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믿었던 미 채권투자자들이 고금리 장기화라는 현실과 불투명한 시장 전망에 고통스럽게 굴복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이들은 연준의 향후 정책 방향을 파악하기 위해 소비재 기업 주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경제지표들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해 올해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으며, 투자자들도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는 예상 시점을 뒤로 미루고 있다.
현재 금리 스와프는 올해 중에 기준금리가 0.75bp(1bp=0.01%포인트) 미만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시장의 25bp 금리인하 6회 가능성뿐 아니라 당시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인 25bp 3회 인하 가능성보다도 낮아진 것이다.
투자자들은 또 연준이 올해 상반기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확신하지도 못하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연준 인사들이 오는 19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 완화 정책과 관련해 낮은 강도의 신호를 보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반영해 지난주 미 국채 10년물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인 24bp 오른 4.31%를 기록, 연중 최고인 4.35%에 근접했다.
국채 2년물과 5년물도 모두 20bp 이상 급등해 지난해 5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는 등 미 국채 연간 손실률이 1.84%로 확대됐다.
노무라홀딩스는 이에 따라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6월과 9월, 12월 등 3차례에서 7월과 12월 등 2차례로 축소했다.
BMO 글로벌 자산운용의 얼 데이비스 채권 부문 수석은 “연준은 (통화정책) 완화를 원하지만,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등 관련 지표들이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들은 연준 금리정책의 방향을 가늠해보기 위해 소비재 종목의 주가를 주목하고 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7일 “가격 결정력이 막강했던 시기는 지나갔다”고 진단한 뒤 “가격 결정권이 줄어든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한다는 것으로, 많은 사람에게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언급처럼 가격 결정력이 절정을 지났다는 징후는 연준의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유리한 것이지만 가격을 인상하려는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쿠키 오레오로 유명한 몬덜리즈나 케첩 등 대형 식품제조사 크래프트 하인즈 등 소비재 기업들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가격을 계속 인상할 명분이 없어지면서 최근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대표적인 소비재업종인 포장 식품 제조업체의 주가는 올해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밑돌고 있다.
실제로 이들 기업의 주가는 지난해 예상보다 가파른 판매량 감소를 보이면서 전체 시장 대비 20년 만에 최악의 흐름을 보여줬으며, 향후 식욕억제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타격이 더욱 커질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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