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시스 강수윤 기자] 최근 코스피 지수가 2700선을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 규모는 19조155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6일(19조1750억원) 이후 5개월여만에 최고치다.
신용거래융자 잔액 규모는 지난 12일(18조8387억원) 이후 사흘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거래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뒤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지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아지면서 레버리지 투자가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7.6, 11.9% 오르면서 양대 지수의 빚투 모두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 신용잔고는 지난달 1일 9조6678억원에서 이달 15일 10조2437억원으로 5759억원 늘어났다. 코스닥 신용잔고도 8조2457억원에서 8조9117억원으로 증가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와 인공지능(AI)테마주 장세에 증시가 강세를 보이자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증후군에 빠져 상승장에 올라타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급등하는 테마주와 반도체에서 신용잔고 늘어났다. ‘엔비디아 수혜주’로 알려진 이수페타시스는 주가가 급등하면서 최근 닷새간 신용융자 금액이 260억원 늘어났다. 그러나 주가는 전날 기준 3만7650원으로 고점 대비 하락했다. 제주반도체도 51억원의 신용거래가 몰렸으나 주가는 21.83%나 떨어졌다.
또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이날 기준 신용융자 비율은 10.06%로 전체 상장 종목 중 신용융자 비중이 가장 높았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신용잔고가 227억원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10.16%나 올라 손실이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ETF를 902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빚투를 활용한 추격 매수나 무리한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금리안하에 대한 기대심리가 여전히 남아있다. 국내는 바이오주를 필두로 지수상승에 대한 기대감, 미국은 엔비디아를 주도로 기술주에 대한 추가 상승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신용잔액이 늘어나고 있다”며 “단 지수 하락시 신용잔고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이 수용 가능한 수준에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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