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평균 연봉이 1억2000만원에 육박한 은행권이 올해 임금 8.5% 인상과 주 4.5일제 근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고객의 이자 부담으로 거둔 수익으로 계속 연봉을 올리는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속한 금융산업노동조합은 최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 2024년 산별중앙교섭 요구안을 전달하며 산별교섭에 들어갔다. 금융노조는 사측에 올해 임금인상 안으로 총액임금 기준 8.5% 인상을 요구했다. 이는 경제성장률(2.1%)과 소비자물가인상률(2.6%) 전망치에 최근 3개년(2021~2023년) 동안 발생한 실질임금 저하 상황(3.8%)을 고려해 결정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단체협약 주요 안건으로는 주 4.5일 근로제(주 36시간 근무) 도입을 골자로 하는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고 나섰다. 영업시간 변경이나 새로운 업무를 추가할 때는 노조와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는 요구도 담았다.
앞서 금융노조는 코로나로 1시간 단축 운영해온 은행 영업시간을 되돌리는 것에 강력히 반발했지만 원상복구로 일단락된 바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주은행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지난해 1억1600만원에 이른다. 전년도 대비 약 2.9% 늘어난 액수다.
국민은행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남성 1억3700만원, 여성 1억600만원 등 1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남자 1억4300만원, 여자 1억500만원 등 1억1900만원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남자 1억3100만원, 여자 9100만원 등 1억1300만원 수준이다. 우리은행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남성 1억2400만원, 여성 1억300만원 등 1억1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직원들은 평균 1억2000만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다가 퇴직 시에는 수억원을 챙기게 된다. 하나은행 관리자 5인은 지난해 11억원이 넘는 보수를 지급받았다. 이들은 기본퇴직금과 희망퇴직에 따른 특별퇴직금을 합한 퇴직소득으로 각자 10억~11억원대를 수령했다. 퇴직금을 더한 보수총액은 11억2400만~11억8700만원에 이른다.
우리은행 부장대우 5인은 9억원대를 수령했다. 퇴직소득으로 8억~9억원대를 받았다. 국민은행 조사역 4인은 8억~9억원대를 지급받았다. 이들은 퇴직소득으로 평균 8억원대를 수령하며 공시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신한은행 커뮤니티장과 지점장 등 퇴직직원 4인은 8억~9억원대를 수령했다. 퇴직금을 더한 보수총액은 8억8400만~9억5200만원으로 집계됐다.
그룹 지주사를 보면 KB금융지주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남자 2억400만원, 여자 1억4800만원 등 1억9100만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 남성 직원은 지난해 평균 급여가 2억원을 돌파했다.
신한금융지주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남자 1억8700만원, 여자 1억3000만원 등 1억73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우리금융지주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남자 1억7600만원, 여자 1억2100만원 등 1억6700만원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지주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남성 1억6500만원, 여성 1억1200만원 등 1억53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조 요구대로 임금이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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