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증권가는 21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미국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대해 금리인하가 6월 또는 7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금리인하가 시작된 이후에는 인하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상반기 물가의 타이트함을 경고한 점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3월 FOMC는 6월 금리인하 기대감을 강화시켜 주며 예상보다 완화적이었다. 지난해 11월 FOMC 회의부터 냉온탕을 오고 가면서 시장에 환호와 긴장감을 주었지만 이번에는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면서 “연준이 지난해처럼 물가 리스크에 초점을 맞춘 정책기조에서 벗어나 ‘물가-경기간 밸런스(균형)’에 초점을 맞춘 정책기조로 선회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6월 금리인하 시작 전망을 유지하며 2분기에 국채 위주의 양적긴축(QT) 속도 조절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2025년, 2026년 점도표 중간값도 각각 3.9%, 3.1%로 종전(3.6%·2.9%)보다 높아졌다. 금리인하가 시작된 이후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도 금리인하 개시 시점이 2분기가 될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가 부담이 여전히 상존함에도 통화당국이 인하 횟수 전망에 변화를 두지 않은 것에 대해 금리 인상을 통한 인플레 대응은 이미 완료됐음을 다시 강조했다고 평가한다”며 “이미 연준의 금리 정책 기조는 ‘인상 종료 및 인하 시점 탐색’ 경로로 진입한 상황에서 인하 횟수를 하향 조정할 경우 자칫 정책 기조 상의 큰 변화에 대해서도 금융시장이 오해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컸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오는 7월부터 미 중앙은행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월 FOMC 결과 확인 이후 6월 인하 기대가 높아졌고 내년 1월까지 향후 1년 이내 100bp 정도의 인하 기대는 강화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6·9·12월 인하를 주장하는 것이 편한 의견일 수 있으나 물가지표 또한 살펴볼 점이 많다는 점에서 7월 금리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당분간 매수재료 부재로 상단 테스트가 좀더 이어질 것이지만 2분기 이후 시장금리 하향 안정화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6월 금리 인하 기대감을 뒤로 한 채 7월 인하 전망을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채 커브는 스팁을 예상한다”면서 “이는 미국채 장기물 금리가 2분기까지 현 국면에서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며 4.5%를 상회할 것으로 보는 데에 기인한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FOMC 결과에 향후 금리인하 속도가 현재 연준의 예상보다 느려질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특별히 주목한 것은 상반기 물가의 타이트함에 대한 경고”라며 “올해 상반기까지의 물가 경로는 최근 심상치 않은 유가 추이와 기저효과와 더불어 파월 의장이 언급한 고용 개선까지 고려할 시 상당히 타이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준의 예상대로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강한 성장과 낮은 실업률이 현실화하면 디스인플레이션을 더욱더 ‘울퉁불퉁(bumpy)’하게 만들 공산이 크다”며 “연준의 연내 3회 인하 전망은 유지됐지만 우리는 2회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이번 FOMC 회의 결과로 인한 금융여건 개선이 인플레이션을 재차 자극할 가능성까지 고려할 때 금리 인하 속도는 현재 연준의 예상보다 느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제균 KB증권 연구원은 “만약 세 차례 이상을 전망한 위원 중 1명만 인하 전망을 축소한다면 연준의 올해 금리인하 전망은 세 차례가 아닌 두 차례로 축소하게 된다”며 “향후 물가 둔화가 더디고 고용시장이 견고한 모습이 지속하면 6월 FOMC에서 발표될 점도표에서 연내 인하 폭이 감소할 위험이 여전하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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