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주요국 중 처음…영국·노르웨이 동결
‘6월 인하 예고’ ECB 압박 가중…멕시코도 3년 만에 내려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SNB)이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치솟는 물가에 맞서 싸우기 시작한 이후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중에서는 처음이라고 미국 CNN방송과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SNB는 이날 올해와 내년도 인플레이션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금리를 1.5%로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일부 투자자는 이러한 인하를 기대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적어도 6월까지는 변동 없이 유지될 것으로 예측한 만큼 예상외의 움직임이었다고 주요 언론들은 전했다.
SNB는 성명에서 “지난 2년 반의 인플레이션 싸움은 효과적이었다”고 밝혔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026년까지 1.5%를 넘지 않을 것이라며 전망도 낮췄다.
일부 전문가는 SNB가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조기 인하 카드를 선택했으며, 차기 회의가 오는 6월에 예정된 만큼 선도적인 조처에 나선 것으로 평가했다.
급작스러운 금리 인하에 현지 화폐인 스위스프랑의 가치는 최근 8개월 사이 최저치로 떨어졌다.
SNB의 급작스러운 조처에다 이날 공개된 데이터 상으로 3월 역내 경제도 뒷걸음질 치면서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한 인하 압박도 커지고 있다.
다음 달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ECB는 오는 6월 첫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하면서도 그 이후 전망은 내놓지 않고 있다.
유로존의 연율 소비자 물가 인플레이션은 2022년 10월 사상 최고치인 10.6%에서 2월 2.6%로 하락했다. 아직도 ECB의 목표인 2%를 웃돌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면서 올해 안에 3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스위스와 달리, 이날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기준금리를 연 5.25%로 고수했다. 작년 9월 이후 다섯 차례 연속 동결이며, 현 금리 수준은 2008년 이후 가장 높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인 노르게스 은행도 2008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인 현 4.5% 금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로이터통신은 주요 국가나 경제권서 스위스에 이어 스웨덴과 ECB, 미국의 금리 인하가 뒤이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그다음으로는 캐나다와 영국이, 마지막으로 호주와 뉴질랜드, 노르웨이가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멕시코 중앙은행(Banxico·방시코)은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1%로 0.25%포인트 낮췄으며, 파라과이 중앙은행도 8차례 연속 금리를 낮춰 기준 금리를 6%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밖에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이날 인플레이션 전망 악화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50.0%로 5.0%포인트 인상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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