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레딧은 ‘진짜 사람들’이 모여 수다를 떠는 커뮤니티입니다.
2005년에 설립됐는데요. 주 수입원은 광고입니다. 레딧은 기업공개(IPO)를 하면서 대략 20년 동안 모은 회원들의 대화 내용을 인공지능(AI) 학습용으로 판매키로 했습니다.
레딧이 제공한 콘텐츠로 훈련 받은 AI가 있다고 해보죠. 수 많은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표현한 대화를 읽고 공부한 이 AI는 뛰어난 ‘지능’을 갖게 됐습니다.
이제 인터넷 검색시장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챗GPT에게 우리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척척 답을 해줍니다.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구글과 네이버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챗GPT가 똑똑해질수록 구글과 네이버의 트래픽이 감소하고, 광고 수입도 떨어질 겁니다.
레딧을 스승으로 한 AI는 레딧을 위협합니다. 광고주들은 더 이상 레딧에 광고를 내지 않을테니까요.
레딧 IPO 신고서를 한 번 볼까요.
“인터넷 검색 엔진 알고리즘과 검색 시장의 변화가 레딧 트래픽과 레딧 비즈니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광고가 수익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똑똑한 AI의 등장은 레딧의 광고 수입을 줄이는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레딧은 일종의 피난처였습니다.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무엇인가 검색을 하면 이른바 ‘검색 엔진 최적화(Search Engine Optimization)’ 기법에 의해 작위적인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냉면을 검색하면 구글과 네이버에 돈을 낸 냉면 집이 최상단에 올라오는 거죠. 구글과 네이버가 바로 이렇게 돈을 벌었습니다.
레딧 커뮤니티는 인간미가 풍기는 날 것 그대로의 대화를 장점으로 합니다. 레딧의 주간 활동 사용자는 2억 명이 넘습니다. 챗GPT의 1억 명을 능가합니다. 레딧은 사람들을 위한, 사람들에 의한, 사람들의 모임이니까요.
AI가 발달하면 할수록 기계가 만든 콘텐츠로 가득찬 웹사이트가 홍수를 이룰 겁니다. 글, 그림, 심지어 영상도 AI가 만들어냅니다. 이때 레딧의 가치는 더욱 올라가겠죠.
레딧 경영진도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레딧은 인간 대화의 방대하고 비할 데 없는 아카이브, 저장 창고다.”
레딧 CEO 스티브 허프만은 야후 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AI 세계에서는 점점 더 많은 것들이 AI에 의해 작성될 것이다. 인간이 생성한 콘텐츠의 가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올라갈 것이다.”
허프먼에 따르면 기계적 인공지능에 대한 가장 좋은 대응은 생물학적 인간지능입니다.
레딧은 연간 6000만 달러를 받고 20년 치 사람들의 대화를 기계 학습을 위해 팔아버렸습니다. 레딧은 AI 산업을 지원합니다. 레딧은 뉴욕타임즈 등 다른 거대 미디어 그룹들과 마찬가지로 AI에 학습용 데이터를 팔았습니다.
인터넷이 등장했고, 거의 모든 오프라인 출판사와 서점들은 온라인 웹페이지의 침공으로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레딧과 미디어 그룹들은 AI의 침공에서 정말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인간 언어의 저장 창고를 기계에 판 레딧과 미디어 기업들은 스스로 트래픽과 광고 시장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레딧은 인간 편인가요, 기계 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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