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코스피가 2년 만에 2700선을 넘어서는 등 활황을 보이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지수 하락에 베팅하며 곱버스(인버스 2배) ETF(상장지수펀드)로 몰리고 있다. 지수가 오랜 박스권을 횡보한 탓에 상승 지속 여부에 불신을 갖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239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NAVER, 기아에 이어 개인 순매수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코스피가 이틀 만에 100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2700선을 넘어선 지난 20~21일에는 이틀 동안 2190억원의 개인 자금이 몰렸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ETF로 코스피200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1% 하락할 경우, 2%의 수익을 낸다. 이로 인해 주가 하락시 수익률을 내는 인버스의 2배라는 점에서 곱버스로 불린다.
개미 군단이 곱버스를 사들이고 있는 것은 최근 코스피가 2년여 만에 2700선을 돌파하며 우상향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부터 개인투자자들은 지수가 박스권 이하로 내려가면 레버리지 ETF를 주로 사들였고, 박스권 상단을 넘어서면 인버스 ETF를 사들이는 매매 행태를 보여오곤 했다.
지난 2022년 5월 이후 약 2년 가까이 2100~2700선 안에 갇혀있던 지수가 최근 박스권을 뚫자 이내 하락 전환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150선물지수 움직임을 반대로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도 593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가 약 반년 만에 900선을 회복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기관은 지수의 지속 상승을 점치는 분위기다. 기관은 이달 들어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2210억원 어치 팔았고,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에 대해서도 709억원을 순매도했다.
현재로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부진할 것으로 추정된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이달 들어 2235원에서 2020원으로 10% 가까이 하락했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도 지난달 말 3530원에서 현재 3245원으로 8% 가량 내린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의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인버스 ETF를 담은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다음 관심은 3월 미국 고용과 1분기 실적 시즌이 될 텐데 최근 3월 수출, 마이크론 실적 등 한국 기업 실적 전망에 긍정적인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는 만큼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 여력이 확충됐다고 판단한다”며 “AI 성장 기대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도 지수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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