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소재 공연장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 사망자가 93명으로 늘었다. 총격 사건 용의자 2명을 포함해 모두 11명이 러시아 당국에 붙잡혔다.
23일(현지시각) 타스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힌시테인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정보정책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법집행기관이 모스크바 지역의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 용의자 2명을 구금하고 나머지는 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용의자가 운전하던 르노 차량은 (모스크바 남서부)브랸스크주 카라쳅스키구 하춘 마을 근처에서 밤에 발견됐다. 차량은 법 집행관의 명령에도 멈추지 않고 도주를 시도했다”며 “추격 과정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차량이 전복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테러범 한 명은 그 자리에서 체포됐고 나머지는 숲으로 도망쳤다”면서 “수색 결과 오전 3시50분께 두 번째 용의자가 발견돼 구금했다”고 알렸다.
또 “다른 용의자를 향한 수색은 계속된다”라면서 “모든 법률집행기관이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에 직접 연루된 4명을 포함해 11명을 붙잡았다고 보고한 사실을 전파했다.
용의자가 체포될 당시 권총, 칼라시니코프 자동소총(AK) 탄창, 타지키스탄 여권이 차량에서 발견됐다.
타지키스탄 외무부는 “타지키스탄 국민이 연루됐다는 정보는 거짓”이라며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관련 사실을 확인받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선을 그었다.
러시아 조사위원회(ICRF)는 “현재까지 사망자는 93명”이라며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공지했다. 현재 부상자 107명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조사 결과 희생자의 주요 사인은 총상과 화재로 인한 유해 화학물질 중독이었다.
전날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 난입한 무장 괴한 최소 4명이 청중 6000여 명을 향해 자동소총으로 총격을 가했다. 그 뒤 최소 두 차례 폭발물이 터져 화재도 발생했다. 용의자는 승용차 2대에 나눠타고 현장을 도주했다.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당국자는 아프가니스탄에 본거지를 둔 이슬람국가-호라산(ISIS-K)이 이번 공격과 관련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건은 러시아에서 2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사건으로 꼽힌다.
2004년 9월 체첸 반군이 러시아 남부 베슬란 초등학교를 점령하고 테러를 벌이다 인질 334명과 테러범 31명이 숨지는 참극이 펼쳐진 바 있다. 같은 해 2월에는 모스크바 지하철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나 41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국인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