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소에서 송환 관련 대법원 최종 결정 나올 때까지 대기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씨가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외곽에 있는 스푸즈 교도소에서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다.
그러나 권씨는 자유의 몸이 되지 못했다. 권씨는 출소 후 경찰청에서 조사받은 뒤 외국인수용소로 이송됐고, 그곳에서 한국 송환과 관련한 대법원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게 됐다.
현지 일간지 비예스티에 따르면 권씨는 이날 스푸즈 교도소에서 출소 뒤 경찰청으로 호송돼 그곳에서 외국인 조사관에게 조사받았다. 경찰청 주변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무장 경찰대가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권씨의 현지 법률 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의뢰인(권도형)은 오늘 출소 후 한국으로 송환될 때까지 자유롭게 지냈어야 했지만, 경찰청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불법적인 조사가 이뤄졌다”며 “법원이 여권을 빼앗는 조처를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권씨가 출소 뒤 해외 출국하는 것을 막기 위해 권씨의 유효한 여권을 압류하라고 명령했다. 여권이 없는 권씨는 경찰청 조사 뒤 외국인수용소로 이송됐다.
로디치 변호사는 “지난 이틀간 대검찰청의 행동(적법성 판단 요청)과 그에 대한 대법원의 발 빠른 조치까지 모든 게 불법적”이라며 “오늘 그 불법적인 결정에 따라 권도형은 외국인수용소에 수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대검찰청의 적법성 판단 요청을 받은 지 불과 하루 만인 전날 이를 받아들여 권씨의 한국 송환을 잠정 보류하고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기존 결정이 번복돼 권씨가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인도될 가능성도 있다. 대법원은 결정 기한은 공개하지 않았다.
로디치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얽혀 있고, 주관적인 주장과 생각이 섞여 있다”며 “앞으로 며칠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만 상황을 지켜보겠다. 불행히도 이게 몬테네그로 사법부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행정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씨는 지난해 3월 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한 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그는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스푸즈 교도소에서 4개월간 복역했다. 또한 범죄인 인도 절차로 인해 8개월 동안 구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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