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은진 배영경 기자] 코스피가 2년 만에 저항선인 2,700선을 넘어 단숨에 2,750대를 회복하면서 연내 3,000선도 가능할 것이란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금리인하, 밸류업, 실적개선에 대한 높아진 기대감을 근거로 지난 연말·연초에 내놨던 올해 주가지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증권사들이 하나둘 늘고 있다.
그러나 기업 실적과 시장 금리가 변수가 될 수 있고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 모멘텀이 약화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NH투자증권은 25일 코스피 4월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연간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의 상단을 기존의 2,830에서 3,100으로 높였다.
김병연 연구원은 “현재 기준으로 코스피가 향후 10%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존재한다”면서 코스피 밴드 상향 조정의 근거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의 흐름을 주목했다.
김 연구원은 “3월 FOMC를 통해 모든 자산 가치가 뛰게 만드는 데 가장 큰 위험 요소인 10년 실질금리의 재상승 위험이 감소했고, 향후에도 미국 장기 시장금리는 좁은 박스권 내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물가에 대한 의구심도 진정될 것”으로 봤다.
여기에 국내 요인으로는 “그동안 한국 주식시장이 글로벌 대비 상대적으로 저조한 원인은 실적에 대한 의구심에 기인했다”며 “올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순이익 예상 증가율은 현재 50.6%이고, 기타 기업들의 (실적 목표치) 달성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관건은 삼성전자[005930]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시장 기대감이 크지 않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양호하다면 이후 코스피 상승에 대한 확신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날 보고서에서 올해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기존 2,300∼2,750포인트에서 2,500∼3,000포인트로 올렸다.
김대준 연구원은 “상단은 12개월 선행 ROE(자기자본이익률) 9.0%, COE(자기자본비용) 8.75%(PBR 1.03배)를 적용한 3,000포인트, 하단은 ROE 8.0%, COE 9.25%(PBR 0.86배)에 해당하는 2,500포인트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상단을 상향조정한 근거로 “기업 실적 회복에 따른 ROE 개선과 통화정책 정상화 종료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 증시 내 영향력이 큰 반도체의 반등을 감안하면 지수의 추가 상승은 필연적”이라며 “현재 반도체는 가격 반등과 수요 회복으로 업황이 살아나는 상황에서 AI 성장 수혜까지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COE는 국내외 금리 하락을 감안해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금리 인하 전망이 유지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증권 역시 이날 4월 주식시장을 전망하는 보고서에서 ‘코스피 3,000’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재만 연구원은 “코스피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상승하고 있는데, 만일 코스피의 할인율이 일본 증시(닛케이225지수 할인율 5.1%) 정도로 낮아진다면 코스피의 할인율은 현재 9.2%에서 8.5%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ROE 8.5%를 적용할 경우 코스피의 현재 대비 기대수익률은 10∼11%이며, 이를 코스피 밴드로 환산하면 2,900∼3,000 수준이라고 하나증권은 추정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FOMC에 대한 안도감 속에 반도체 실적 개선 기대감, 소외됐던 삼성전자의 급반전 등으로 코스피의 추가 레벨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상승 시도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코스피가 당장 2,800선 이상으로 레벨업될 가능성은 작게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가 2,800선을 돌파하려면 채권금리 레벨 하향으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레벨 상향이 가능하거나 강한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채권금리의 경우 시장이 확인해야 할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다음 달까지 예정돼 있고, 조만간 본격적인 1분기 실적 예상 기간에 돌입하면서 “본격적인 실적 전망 변화와 선행 주당순이익(EPS)의 하락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하반기로 갈수록 코스피 상승 모멘텀이 약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대준 연구원은 “지수 궤적은 기존처럼 상반기 상승, 하반기 횡보를 전망한다. 고점은 2분기 말로 예상한다”며 “상반기는 IT 중심의 이익 개선과 정부의 부양책(밸류업)이 긍정적이다. 하반기는 정책 효과 소멸과 대외 정치 리스크로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연 연구원의 경우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내년 중국에 대한 수출은 20%, 미국에 대한 수출은 8% 줄어들며 전체적인 수출이 약 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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