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 내 다수 주에서 실업자가 늘고 있고 시급 노동자의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추세 등을 들어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올해 미국 침체 가능성을 거론해온 UBS증권의 조너선 핑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뉴욕·캘리포니아·애리조나·위스콘신 등 20곳의 실업이 상당 규모로 증가해 이른바 ‘삼 침체 법칙’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연준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클라우디아 삼이 만든 이 법칙은 실업률의 3개월 이동평균이 직전 12개월 저점 대비 0.5%포인트 이상 오르면 침체가 시작되는 것으로 판단하며, 원래는 개별 주가 아닌 국가 경제 차원에서 적용하기 위해 고안됐다.
역시 올해 미국 침체를 예상해온 메트라이프 투자관리의 드루 매투스는 삼의 법칙을 지역이 아닌 노동 카테고리별로 적용한 결과 고졸 이하 학력 노동자를 비롯한 일부 영역에서는 이미 삼의 법칙에 해당한다고 봤다.
미국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집계 자료를 보면 시급 노동자의 근무 시간이 코로나19 이전보다 줄어들었는데, 이 역시 노동시장 약화를 의미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DP의 넬라 리처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근무를 줄였는지 혹은 기업들이 조절한 것인지 불명확하다면서도, 어떤 이유든 주당 근무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임금이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봤다.
게다가 역사적으로 실업률이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기업들이 앞다퉈 해고에 나서면서 큰 폭으로 오르는 경향이 있으며, 현재 고용이 탄탄해 보이더라도 빠르게 나빠질 가능성에 대해 파월 의장도 언급한 바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브루킹스연구소 해밀턴프로젝트의 웬디 에델버그는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 2%에서 크게 떨어져 있지 않은 만큼 노동시장에 문제가 생길 경우 파월 의장이 완화적 통화정책 가능성을 어느 정도 열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노동시장에 타격을 가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향후 몇 년간 살짝 높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가능성은 있다고 평가했다.
이 경우 11월 미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표 경제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가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실업률의 대폭 상승은 재선에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플레이션 진정에 따라 연준이 경제를 지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만큼 투자자들과 금융시장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자산관리업체 포인트72의 소피아 드로소스는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보험적 조치를 꺼내 들고 있다”면서 “이는 위험자산을 매우 지지하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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