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천억원 자금 순유출…그레이스케일 ETF만 2조7천억원 빠져
파산 FTX, 보유 앤트로픽 지분 매각…고객보상 최대 40% 늘 듯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지난주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주간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빼내면서 관련 펀드들의 자산 규모가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디지털자산 투자 및 리서치 회사인 코인셰어스 인터내셔널의 25일(현지시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 가상화폐 시장에서 9억4천200만 달러(1조2천600억원)의 투자자 자금이 유출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동안 가상화폐 시장에는 7주 연속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총 120억 달러(16조원) 이상이 흘러들어왔고, 지난 14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인 7만9천798달러를 기록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코인셰어스의 리서치 책임자인 제임스 버터필은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가격 조정으로 투자자들이 주저하면서, 미국의 신규 상장지수펀드(ETF)들에 대한 자금 유입이 훨씬 줄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신규 ETF들에 지난주 약 11억 달러(1조5천억원)가 유입돼, 같은 기간 기존 그레이스케일(ETF)의 20억 달러(2조7천억원) 유출을 부분적으로 상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비트코인 펀드(GBTC)를 ETF로 전환한 바 있는데, 이번 대규모 자금 유출은 경쟁사보다 훨씬 높은 수수료와 파산관재인의 매도로 인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편, 파산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보유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지분 일부가 8억8천400만 달러(1조2천억원)에 매각됐다고 미국 CNBC 방송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앤트로픽에 대한 FTX의 보유 지분 8% 중 약 3분의 2가 이번에 매각됐다며, FTX는 앞서 앤트로픽 지분 인수에 5억 달러(6천700억원)를 투자했다고 전했다.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 지난 22일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이번 매각분 중 절반 이상은 아랍에미리트(UAE) 국부 펀드인 무바달라와 연계된 업체(ATIC Third International Investment)에 넘어갔다.
앤트로픽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출신자들이 설립한 회사로, 구글과 아마존닷컴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는 등 AI 시장을 선점한 오픈AI와 경쟁하고 있다.
FTX는 비록 파산했지만 이처럼 보유한 가상화폐나 앤트로픽 지분 등 다른 자산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FTX 고객들은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FT는 FTX 고객들은 파산 당일 가치에 비해 20~40%를 더 돌려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고객을 포함한 10만명 이상의 채권자는 파산 당시 예치금의 달러 가치를 기준으로 돌려받게 돼 있었지만, 파산 이후 많은 보유 자산의 가치는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예컨대 FTX 붕괴 당시 비트코인은 약 1만6천달러였으나 현재는 크게 치솟은 상태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시간 26일 오전 11시 10분 현재 비트코인은 7만21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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