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만성 특파원] 밀레니얼 세대 등 젊은층이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빈도가 늘어나며 모교에 비트코인 등으로 기부금을 전달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각) 미국 내 수많은 대학이 졸업생들이 제안해오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기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혼란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대다수 대학이 암호화폐로 기부금을 전달하려는 졸업생의 제안에 당혹감을 내비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기부금을 받아야 하는 학교 입장에서는 암호화폐를 입금받을 플랫폼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령 암호화폐 기부금을 받더라도 향후 세금 보고 등이 간단하지 않다는 게 블룸버그의 보도 내용이다.
암호화폐 기부금을 가장 먼저 받은 학교는 미국 워싱턴주의 퓨젯사운드 대학이다. 퓨젯사운드 대학은 졸업생 니콜라스 케리가 지난 2014년 약 1만 달러에 해당하는 양의 비트코인을 기부금으로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이를 위해 비트페이를 활용했다. 학교 측에서 비트페이로 만든 QR코드를 케리에게 보냈고, 그는 스마트폰으로 즉시 1만 달러치 비트코인을 전송할 수 있었다.
그러나 비트코인 기부금을 받은 퓨젯사운드 대학은 관리 체계가 없었던 데다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을 우려해 이를 바로 판매했다. 퓨젯사운드 대학이 2014년 당시 1만 달러의 가치를 지녔던 비트코인 14.5개를 작년 12월에 판매했다면 28만 달러, 혹은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었어도 9만3000 달러에 팔 수 있었다.
이 외에 UC버클리, MIT, 코넬 등 미국 명문대 중 상당수는 최근 들어 암호화폐로 기부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으나 어떤 경로를 통해 거래가 이뤄졌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기부금 총액이 390억 달러에 달하는 하버드대는 아직 암호화폐로 기부를 받은 적이 없다. 예일대 또한 블룸버그를 통해 암호화폐 기부금을 받는 방법을 모색한 적이 있지만, 아직 실행에 옮기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