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예진 최현호 기자] 일본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27일 엔·달러 환율이 34년 만의 최고 수준인 151.97엔까지 올랐다.

현지 공영 NHK,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51.97에 거래됐다. 이는 1990년 7월 이후 33년8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이날 151.5엔대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엔·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이후 151.7엔대로 급등했고, 약 2시간 이후에는 2022년 10월 기록한 151.94엔을 넘어섰다.

지난 19일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닛케이는 일본은행 내에서 금융 완화 축소에 적극적인 편으로 분류되는 다무라 나오키 심의위원이 정책 변경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면서 엔화 매도, 달러 매입 움직임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다무라 심의위원은 한 강연에서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금융정책의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면서 “이례적인 대규모 금융완화를 능숙하게 해 나가려면 앞으로 통화정책의 고삐를 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급격한 엔화 약세 움직임이 보이자 당국자들은 거듭 견제성 발언을 내놓고 있으나 엔화 가치 하락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엔화 약세와 관련해 “과도한 움직임에는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단호한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2022년 일본 정부가 시장 개입에 나섰을 때도 ‘단호한 조치’라는 말을 사용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에도 정부가 엔화 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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