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에서 시작한 경제위기가 세계를 강타한다. 한 나라에서 촉발된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모습을 보며 누군가는 기축통화를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리고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필명의 개발자로 인해 화폐를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비트코인이라는 이름의 가상화폐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비트코인의 탄생 이유는 간단했다. 중앙화된 화폐 관리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며 화폐를 관리하는 중앙기관 없이 모두가 볼 수 있고 모두가 관리하는, 모두에게 공개된 자산을 만들겠다는 의지에서 출발했다. 이렇게 탄생된 비트코인은 세상의 모든 인터넷이 없어지지 않는 한 인터넷 공간 안에서 사라지지 않는 하나의 자산으로 자리 잡게 됐다.
▶ 비트코인의 암흑기와 알트코인의 등장
2009년 비트코인이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비트코인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일반 사람들은 거래가 어려웠으며 통화로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사람들이 비트코인 밥상에 숟가락을 얻는데 주저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한때 검은 돈의 유통 창구라는 인식이 퍼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블록체인과 관련한 기술은 꾸준히 진보했고 비트코인의 단점을 보완하겠다는 암호화폐들과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프로젝트들이 속속 생겨났다. 알트코인들은 그렇게 등장했다.
▶ 암호화폐 관련 산업의 성장
이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크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7년 말 부터다. 이 시기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황금기가 찾아왔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암호화폐의 가치는 상승했다. ‘이름이 예쁜 코인을 사면 오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부분의 코인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암호화폐의 대장격인 비트코인도 2만 달러를 돌파했다. 사람들은 투자의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찾기 시작했고 광풍이 불었다.
이에 블록체인과 관련한 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소식을 전하는 미디어,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거래소 등이 그 주인공이다. 그중에서도 거래소는 당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국내에도 거래소들이 빠르게 생겨났다. 2013년 코빗을 시작으로 2014년 빗썸, 2017년 업비트 등의 대형 거래소들이 차례로 생겨났다. 중소거래소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7년 한때 업비트는 거래량 세계 1위, 빗썸이 세계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18년 1월 이후 암호화폐 가치 폭락과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기조가 맞물리며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이용은 줄어들었고 현재 거래량 기준 1, 2위 자리는 해외 거래소가 가져갔다.
그럼에도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거래소를 통해 쉽게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었다. 거래소를 통해 간단하게 현금으로 암호화폐를 구매할 수 있었고 다른 곳으로 보낼 수도 있게 됐다. 투자자들은 각 거래소마다 정책은 달랐지만 현행 거래소 형태가 적합한 모델로 여겼다.
▶ 탈중앙화 거래소는 왜 필요한가?
그러나 일부 개발자들은 생각을 달리했다. 탈중앙화를 목표로 하는 암호화폐에 중앙화된 거래를 만드는 현행 거래소는 맞지 않다는 생각이다. 거래소의 수수료 문제나 익명성 보장, 거래소의 시세 조작 등의 문제의식을 갖고 거래소도 탈중앙화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코인 거래소들이 암호화폐들에 대해 상장료를 받고 코인을 상장시키거나 입출금을 막고 코인을 펌핑 시키는, 소위 ‘가두리’라 말하는 행위가 성행하고 있음을 보며 개발자들은 한숨을 내쉰다. 건전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중앙화된 거래소가 해치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이들은 생각했다. ‘거래소도 탈중앙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게 DEX(Decentralized Exchange)가 탄생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