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상승률 상위 10개 중 5개가 ‘밈코인’
신흥 강자 ‘도그위프햇’, 1년새 2000% 폭등
이더리움 기반은 옛말…솔라나·베이스 주목
주기영 “밈코인 급등, 가상자산 발전에 위협”
[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밈코인 전성시대다. 올해 초 강세를 보였던 밈코인이 최근 다시 들썩이면서 코인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대장주 도지코인만 주목받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다양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발행된 신규 밈코인들이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가장 많이 오른 코인 상위 10개 종목 중 5개는 밈코인이 차지했다.
같은 기간 대장주 비트코인이 12% 오른 점을 감안하면 최근 상승장에서 밈코인의 활약이 돋보인 셈이다. 이는 상승장일 때 더 크게 오르는 밈코인 특성이 반영된 결과기도 하다.
전날 오후 7시 코인마켓캡 기준 월간 상승률 상위 10위권에 속한 밈코인은 ▲1위 도그위프햇(WIF) ▲2위 플로키(FLOKI) ▲4위 시바이누(SHIB) ▲7위 페페(PEPE) ▲8위 도지코인(DOGE) 등이다. 이들 모두 밈코인 시가 총액 상위 5위권 종목들이다.
[서울=뉴시스] 29일 코인마켓캡 기준 최근 한 달간 가장 많이 오른 코인 상위 10개 종목 중 5개는 밈코인이 차지했다. 그 중 도그위프햇이 343% 오르며 1위를 기록했다. (사진=코인마켓캡 홈페이지 캡처) 2024.03.29 *재판매 및 DB 금지 |
◆신흥 강자 ‘도그위프햇’, 2000% 넘게 뛰어
전체 가상자산 상승률 1위를 차지한 도그위프햇은 최근 밈코인 신흥 강자로 떠오른 코인이다. 월간 상승률은 343%, 연간 상승률은 2041%에 달한다. 또 이번 강세로 페페를 제치고 밈코인 시총 3위에 오르기도 했다. 1위와 2위는 도지코인과 시바이누가 각각 차지했다.
도그위프햇이 대세로 떠오른 이유는 솔라나 기반 밈코인이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대항마로 꼽히는 솔라나가 최근 이더리움보다 몸집이 커지면서 낙수효과로 관련 밈코인들도 강세를 보이는 것이다. 기존 밈코인 대장주들인 도지코인과 시바이누, 페페 등은 이더리움 기반으로 발행됐다.
기존 밈코인 대비 낮은 시총 또한 상승을 부추겼다. 시총이 가벼운 만큼 더 높은 변동성을 띤 원리다. 이에 시총 3위 도그위프햇이 1위 도지코인 자리를 넘볼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가상자산 분석가 마일스 도이처는 “최근 도그위프햇은 도지코인 지배력에 도전할 정도로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며 “밈코인 열풍과 낮은 시총으로 투자자 부담이 적은 점 등이 급등세를 연출했다”고 분석했다.
◆”수수료 어디가 싸지”…非이더리움 밈코인 급증
출고일자 2021. 0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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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도지코인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
도그위프햇과 마찬가지로 비(非) 이더리움 밈코인들이 늘고 있다. 과거 밈코인 열풍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이전에는 대장주 도지코인을 따라 대부분 밈코인들이 이더리움 기반으로 발행됐다.
솔라나는 이더리움 대체 인프라로 가장 많이 선택받은 블록체인이다. 이더리움보다 저렴한 수수료를 지녔다는 점에서 최근 밈코인 대세 인프라로 떠오른 것이다.
실제로 도그위프햇 외에도 봉크(BONK)와 북 오브 밈(BOME), 슬러프(SLERF) 등은 솔라나에서 발행된 이후 잇달아 수천 퍼센트씩 폭등했다.
팻 도일 앰버데이터 블록체인 분석가는 “솔라나가 밈코인 열풍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솔라나 거래 수수료가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수수료 부담이 낮아 밈코인이 활동하기에 훨씬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
베이스 역시 이더리움을 대신해 밈코인 열풍을 주도할 블록체인으로 부상했다. 베이스는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개발한 이더리움 레이어2 블록체인이다.
실제로 베이스 기반 밈코인 5종은 최근 수백 퍼센트 상승률을 기록하며 급격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는 글로벌 대형 거래소가 개발한 블록체인에서 발행됐다는 점에서 잠재적 ‘상장’ 가능성을 추가 호재로 반영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전날 코인마켓캡 월간 상승률에 따르면 베이스 기반 밈코인 ▲브렛(BRETT)은 2200% ▲토시(TOSHI)는 520% ▲데겐(DEGEN)은 520% ▲베이스갓(TYBG)은 200% ▲모찌(MOCHI)는 160% 각각 뛰었다.
이에 따라 베이스는 최근 밈코인 열풍으로 락업예치금(TVL)이 급증하기도 했다. 이더리움 레이어2 관련 데이터 플랫폼 L2비트에 따르면 베이스는 지난달 27일 TVL 10억달러(1조3475억원)를 돌파했다. 이후 한 달도 안 된 시점인 지난 23일에는 두 배인 20억달러(2조6950억원)도 돌파했다.
가상자산 분석가 위저드 오브 소호는 X를 통해 “코인베이스에 쉽게 상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밈 코인 관심은 베이스로 옮겨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밈코인 열풍, ICO랑 비슷…투기적 현상”
다만 밈코인 급등 현상이 가상자산 산업 발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 채 투기만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최근 밈코인 열풍을 지난 2018년 가상자산 공개(ICO) 현상에 빗대며 “과거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겨준 ICO와 유사한 투기적 현상”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많은 밈코인 프로젝트가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밈코인 인기와 가격 급등 현상은 산업 발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출고일자 2019. 04.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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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도 밈코인 가치 논쟁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대다수 밈코인이 가격 등락 외에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지만, 일부 밈코인은 긍정적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올해는 밈코인이 업계 주요 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별히 새롭다거나 흥미로운 것이 없어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대다수 밈코인은 가격만 오르내릴 뿐 별다른 가치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비영리 연구기관 0xPARC와 같이 자선단체 기부를 위한 밈코인이나 온체인 게임 제작을 위한 밈코인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사용자 유치보다는 생태계와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 좋은 밈코인과 재밌는 프로젝트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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