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김경택 기자]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면서 상장사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뒷걸음질 쳤다. 한국거래소가 3일 발표한 ‘2023사업연도 결산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615개 상장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23조8332억원으로 전년 대비 24.48% 감소했다. 매출액은 2825조1607억원으로 2022년 말 대비 0.34%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80조9074억원으로 전년 보다 39.96% 대폭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불황으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6조5670억원으로 전년 대비 84.86%, 순이익은 72.17% 급감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반도체가 좋지 않아 (기업들의) 이익이 급감했다”고 밝혔다.
또 업종별 실적을 보면 지난해 전기전자(-87.06%), 운수창고업(-61.61%), 종이목재(-45.10%), 건설업(-39.23%), 등 12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반도체를 제외하더라고 전체적으로 이익이 늘어난 업종은 자동차 말고는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 증가와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살아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과 함께 상장사들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 센터장은 “올해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상장사들의) 실적이 많이 올라올 것”이라며 “올해 순이익 기준으로 지난해 보다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본다. 실적 모멘텀에 따른 주식시장 레벨도 2900까지는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도 “반도체 이익이 개선되면서 지난해보다 상장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가 감산을 시작하면서 실적이 돌아섰고, 수출 경기도 회복되면서 올해 상장 기업 실적은 지난해 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오는 5일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증권가는 1분기 70조원이 넘는 매출 5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대형주에 비해 중소기업들의 실적이 나아지지 않는 등 업종별 편차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대형주의 실적이 좋아지는 반면 내수라든가, 중소기업들의 실적은 지난해 보다 크게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전체의 합은 개선되지만 업종별로 편차가 상당히 크고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실적 굉장히 좋아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1분기 실적 시즌의 경우 반도체는 좋겠지만 나머지 업종들이 얼만큼 따라와줄 지 봐야한다”고 짚었다.
올 하반기부터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이 팀장은 “올해 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50~60% 수준으로 보고 있는데, 내년에도 20% 이상의 이익 증가율을 유지할 것이다. 이를 고려한다면 실적 모멘텀은 올해 시장에 굉장히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올해 코스피 레벨은 상단을 2850으로 보고 있으며 2분기에는 조금 쉬어간다고 하더라도 하반기에는 좀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센터장은 “올해 반도체도 좋고, 연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높아 이머징에서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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