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블록체인 기업 리플이 출시 계획을 발표한 미국 달러 고정 스테이블코인이 향후 암호화폐 시장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4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리플은 성명을 통해 “올해 말 출시할 예정인 새 토큰은 미국 달러 예금, 단기 미국 정부 국채 및 기타 현금 등가물에 의해 100% 지원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스테이블코인은 이더리움 블록체인과 함께 리플의 기관 대상 XRP 원장에서 발행되며, 이더리움의 ERC-20 토큰 표준을 기반으로 할 예정이다.
리플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데이비드 슈워츠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스테이블코인은 테더(USDT)와 서클의(USDC)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더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1500억 달러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경쟁이 심하지만 매우 수익성이 높다.
리플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최대 2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을 가능성에 직면해 새롭고 입증된 수익원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플의 기존 사업 모델에서는 XRP 렛저를 기반으로 한 금융 서비스 및 리플넷 프로토콜을 통한 국제 결제 사업 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금융 기관들이 불안정한 디지털 자산의 변동성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분명해지고 있다.
리플은 그 역사를 통해 커뮤니티 구축과 법정 싸움에서 능력을 나타냈지만, 기업과 개인이 실제로 사용하고자 하는 상품을 만드는 데는 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리플의 주요 파트너십 중 많은 것이 무산됐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EU) 내에서 가장 큰 은행 중 하나인 산탄데르는 XRP 사용이 고객의 필요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후 리플 사용을 중단했다.
리플이 2019년에 3천만 달러를 투자해 리플넷 사용을 위한 협약을 맺은 머니그램은 XRP를 통한 국경 간 결제의 증가하는 비용과 다양한 지역에서 암호화폐 거래소와의 관계 형성 필요성으로 인해 거래를 종료했다.
여기에 더해 리플이 증권인지 여부에 대한 문제는 SEC와의 4년에 걸친 법적 분쟁이 끝날 때까지 답이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리플은 40여 개국의 중앙은행과 금융기관으로부터 200개 이상의 리플넷 고객을 확보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기업들이 국경 간 유동성을 위해 XRP를 사용할 것이라는 초기 발표 외에 실제로 리플의 금융 서비스가 실제로 얼마나 사용되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플이 올해 말 출시를 앞둔 새로운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