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몬테네그로 대법원이 5일(현지시간)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씨에 대한 한국 송환 결정을 무효로 하고 사건을 원심으로 돌려보냈다고 현지 일간지 비예스티가 보도했다.
대법원의 이날 판단은 권씨를 한국으로 송환해야 한다는 하급심과 어긋나는 것이어서 그의 미국행 가능성이 커졌다.
원심인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이 사건을 다시 판단해야 하지만 최상위 법원인 대법원의 법리 해석을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몬테네그로 대검찰청은 지난달 20일 항소법원이 권씨의 한국 송환을 확정하자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서 적법성 여부를 판단해 법원의 결정을 변경하는 판결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범죄인 인도국 결정은 법무부 장관의 고유 권한인데도 항소법원과 고등법원이 그 권한을 넘어서 권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했다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대검찰청의 적법성 판단 요청을 받은 지 하루 만인 지난달 22일 이를 받아들여 권씨의 한국 송환을 잠정 보류하고 법리 검토에 착수한 끝에 이날 원심 결정을 무효로 하고 재심리를 명령했다.
대검찰청의 적법성 판단 요청을 대법원이 인용한 것이다. 대법원은 범죄인 인도국 결정 권한이 법원이 아닌 법무부 장관에게 있다는 대검찰청의 주장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동일인의 범죄인 인도를 놓고 두 국가가 경합하는 상황에서 법원의 의무는 피고인에 대한 인도 요건이 충족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라며 “범죄인 인도 허가 및 우선순위 결정은 법원이 아닌 관할 장관이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권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원하는 한국과 미국의 요청에 대해 요건 충족 여부만 판단하고, 권씨를 최종적으로 어디로 보낼지는 법무부 장관이 결정하게 됐다.
이에 따라 권씨는 미국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안드레이 밀로비치 법무부 장관이 그동안 여러 차례 권씨의 미국행을 원한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권씨 인도국과 관련해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밝혀 미국행을 원한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작년 12월 밀로비치 장관이 몬테네그로 주재 미국 대사에게 권씨를 미국으로 보낼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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