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입원 확보 목적…테더가 경쟁자
리플, 스테이블코인 출시 발표 후 5% 급등
[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국내 인기 알트코인 리플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올해 하반기 출시한다. 200조원 규모로 성장한 스테이블코인이 추가 수입원으로 제격이란 판단에서다. 새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리플을 지폐주(가격이 1000원 이상인 종목)로 복귀시킬지 주목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리플은 전날 미국 달러화에 1대1로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출시 시점은 관련 규제 당국의 승인에 따라 올해 하반기가 될 예정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법정화폐 또는 실물자산과 연동시켜 가격 안정성을 보장하는 가상자산이다. 예를 들어 달러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은 실제 달러를 은행 계좌에 준비금으로 예치하고 그와 1대 1로 발행한다. 통상 은행에 예치된 달러 자산은 감독 기관으로부터 정기적으로 감사를 받는다.
다시 말해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는 발행한 코인을 은행에 예치된 달러로 언제든지 태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유지시킨다. 마치 과거 중앙은행이 발행한 법정 화폐의 가치가 실제 은행 금고에 들어있는 금에 의해 유지된 것과 같은 원리다.
리플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예금과 미국 단기 국채 등의 현금등가물로 100% 담보한다. 해당 준비자산은 제3자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으며, 리플은 매월 증명 자료를 발행할 계획이다.
주요(메이저) 알트코인 중에서 스테이블코인 후발주자로 나서는 경우는 리플이 처음이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테더(USDT)와 USDC 등이 점유율 70%와 20%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10%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에 리플도 참전하겠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슈워츠 리플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전날 코인데스크와 인터뷰에서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스테이블코인은 USDT와 USDC 등보다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참전은 수익 창출을 노린 행보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1500억달러(202조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잠재 수요가 높은만큼 여전히 블루오션이란 진단에서다.
리플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오는 2028년 2조8000억달러(378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는 분명하다”고 낙관을 밝혔다.
특히 리플이 기존에 지원 중인 국제 결제 사업과도 스테이블코인은 맥이 닿는다. 다양한 나라를 거치는 국제 결제 특성상 결제 수단의 높은 변동성은 리스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유럽연합(EU) 내 주요 은행 중 하나인 스페인 산탄데르는 리플의 변동성을 이유로 도입을 중단했다.
이에 리플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는다면 가격 또한 지폐주로 등극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리플의 최근 1000원대 탈환은 지난달 12일이다. 당시 대장주 비트코인이 1억원을 돌파하면서 후광 효과로 리플도 1031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이었다.
이 기대감은 시장에 즉각 반영되기도 했다. 리플은 전날 스테이블코인 출시 소식 직후 5% 넘게 급등하며 한때 892원에 거래됐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간 격차를 해소하는 행보”라며 “사용 사례와 유동성을 향상하고 개발자와 사용자를 위한 기회를 창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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