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 Myeong기자] 엄청난 현금을 보유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본업이 아닌 인수합병(M&A)이나 자사주 매입 등에 돈을 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애플 등 5대 빅테크 현금흐름 5700억 달러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S&P Global Market Intelligence)는 지난해 애플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등 5개 빅테크 기업의 현금 보유액이 57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현금 보유액은 엑손모빌, 버크셔해서웨이,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AT&T 등의 현금 보유액 총액 2282억2000만 달러보다 두 배 많은 수준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엄청난 현금은 고정 비용 비중이 높은 제조업 등 다른 업종과 달리 제품과 서비스만 판매하는 사업 모델 덕분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의 구글은 지난해 영업을 통해 각각 100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창출했다. 같은 기간 석유 대기업 엑슨모빌이 쌓은 현금보유액은 550억 달러의 두 배 가까운 규모다.
#현금 많지만 본업 아닌 M&A·자사주 매입에 과잉지출
빅테크의 막대한 자본은 그들의 일을 하기 위해 투입되어야 하는 돈이다. 그런데 빅테크 기업들이 엄청난 현금을 보유하면서 이 돈을 본업이 아닌 인수합병(M&A)이나 자사주 매입, 배당 등에 쓰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빅테크 기업에게도 이유는 있다. 규제 당국이 빅테크 기업의 시장 지배를 우려함에 따라 M&A를 위한 절차와 시간에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미 규제 당국은 빅테크의 모든 M&A 움직임을 면밀히 감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22년 1월 블리자드 인수하기까지 2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앞서 링크드인을 2016년에 인수했을 당시 6개월 시간이 걸렸던 것보다 훨씬 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테크들의 M&A 지출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글은 최근 마케팅 기업 허브스팟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는 400억 달러로 추정되는데 이는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인수가보다 30%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구글의 역대 M&A 중 거래 규모가 가장 컸던 지난 2012년 모토로라 인수가인 125억 달러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브렌트 틸 제프리스 투자은행 애널리스트는”우리는 이 거래를 뒷받침하는 논리적 근거와 이것이 자본을 최선으로 사용하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빅테크,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도 돈 ‘펑펑’쓴다
빅테크 기업들은 막대한 현금을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도 쓰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2022년 590억 달러, 2023년 615억 달러로 자사주를 매입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미 법무부와 반독점 소송 중인 애플도 지난해 770억 달러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애플은 배당금으로도 연간 150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이에 대해 “애플의 자사주매입 규모는 지난해 연간 연구개발(R&D) 비용 300억 달러의 두 배 넘는다”며 “스스로 경쟁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빅테크가 필요한 돈보다 너무 많은 돈을 갖고 있는 게 문제” 라며 “구글과 애플 등 빅테크의 인수 시도는 더욱 철저한 조사와 지연 등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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