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 Myeong기자] 솔라나 기반 디파이(DeFi) 플랫폼, 망고마켓에서 1억1천만 달러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는 트레이더가 재판에 넘겨졌다. 사법 당국이 암호화폐의 작동 원리를 범죄와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지 주목된다.
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아브라함 아이젠버그는 2022년 10월 11일 망고마켓의 선물 거래를 조작하여 수익을 13배로 부풀렸다. 미국 검찰은 아이젠버그를 기소했다.
검찰은 아이젠버그가 선물 포지션을 담보로 1억1천만달러의 돈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아이젠버그는 “훔친 게 아니라 거래소에서 돈을 빌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를 ‘절도’ 로 규정했다.
아이젠버그는 “도둑질이 절대 아니며 오히려 분산 금융 애플리케이션의 약점을 합법적으로 이용한 것” 이라고 주장한다. 이번 재판은 어떤 유형의 ‘DeFi’ 거래가 합법적인지 판단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재판을 위해 뉴욕 연방법원에서 선발된 배심원단에는 밀레니엄 파트너스 직원, 골드만삭스 직원, 오피스패밀리의 최고투자 책임자, 브로드웨이 배우 및 안무가, 영화 및 TV 프로듀서가 포함돼 있다.
#”코드가 법이다” VS “법을 악용한 것은 합법인가?”
아이젠버그의 주장대로 암호화폐 세계에서는 블록체인에 누가 무엇을 소유하는지 기록 돼 있고, 생태계는 ‘코드가 법(규칙)’ 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구축돼 왔다.
다시 말해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만든 약관(알고리즘)이 명시한 것 외에는 어떤 정부(중앙기관)도 개입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검찰은 이러한 규칙이 시장 조작이나 사기에 대한 형사 기소로부터 거래자를 보호할 수 없다고 말한다.
TRM 랩스의 글로벌 조사 책임자 크리스 얀체프스키는 “코드가 법이라는 개념은 암호화폐 커뮤니티안에서 늘 논쟁이 되는 주제” 라며 “코드가 그것을 허용한다고 해서 모든 것인 합법인가 라는 질문을 할 수 있다” 고 말했다.
법(코드)를 악용할 수 있다고 해서 이 행위를 하는 것이 합법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재판은 암호화폐 특히, 디파이와 분산금융조직 다오(DAO)와 관련해 중요한 법적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건의 전말 : 토큰가격 조작으로 선물수익↑, 선물을 담보로 1.1억달러 대출한 뒤 인출
사건의 전말을 살펴보자. 미 검찰은 아이젠버그가 두 개의 익명 계좌를 이용해 선물 계약을 사고 팔면서 토큰 가격을 조작했다고 주장한다.
망고마켓은 솔라나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구축된 디파이 암호화폐 거래소였다. 망고마켓에서는 거버넌스 토큰인 망고(mango MNGO) 토큰을 판매했다. 당시 망고마켓은 신생 플랫폼이어서 망고 토큰 가격도 낮고 거래도 활성화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고마켓은 사용자가 선물 포지션을 담보로 이자를 얻거나 다른 암호화폐를 빌릴 수 있도록 허용했다.
아이젠버그는 이 점을 거래에 활용했다. 아이젠버그는 망고 토큰에 대해 500만 달러 숏(매도)포지션을 취했다. 당시 거래량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젠버그의 거래로 망고 토큰 가격은 떨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익명의 계좌를 통해 그는 500만 달러의 롱(매수)포지션을 취했다. 그런 다음 그는 오픈마켓과 다른 거래소에서 망고 토큰을 현물로 집중 구매하기 시작했다.
그가 보유한 MNGO 선물 포지션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었다. 현물 대량 구매로 망고토큰 $0.0382에서 $0.91, 즉 23배로 급등했다. 그의 선물 포지션 수익은 13배 이상 증가했다. 거래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수익이 커진 선물 포지션을 담보로 1억 1600만 달러 상당의 자금을 망고마켓에서 빌렸다. 이를 다양한 암호화폐로 바꾼 뒤 인출했다. 그의 전략은 플랫폼을 부실화시키는 연쇄효과를 가져왔다. 그의 거래가 끝난 뒤 망고토큰 가격 폭락은 당연한 수순이었고 투자자들의 뱅크런과 망고마켓 부실로 이어졌다.
아이젠버그는 트위터를 통해 “사실 지난주 고수익 전략을 추구하는 운영팀과 함께 했다” 며 “프로토콜이 설계된 대로 플랫폼을 사용한 것이고, 우리의 모든 행동은 오픈마켓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합법적인 거래라고 믿는다”고 썼다. 이에 대해 한 트위터 사용자는 “사람에게 총을 쏜 뒤 사람이 죽을 줄은 몰랐다고 하면 이해 가능한가?” 라며 비난했다.
아이젠버그는 망고 플랫폼 내 투자자들이 그에 대한 소송을 기소하지 않는 대가로 6,700만 달러를 반환하기로 망고다오와 합의했다.
#美검찰에 이어 SEC·CMF도 고소 참여…아이젠버그는 무죄 주장
아이젠버그는 망고를 거래한 다음 날 푸에르토리코를 떠나 이스라엘로 향했다. 2022년 12월 26일 푸에르토리코로 돌아왔을 때, 미국 검찰에 의해 체포됐다. 재판 전 도망칠 위험이 있다고 판단, 지금까지 감옥에 있다.
미국 검찰은 아이젠버그를 상품 사기, 상품 조작 혐의, 절도, 도난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MF)도 아이젠버그를 고소했다.
아이젠버그는 이전에도 다른 블록체인 아발란체(Avalanche) 기반 플랫폼에서 수백만 달러의 다오토큰을 구매해 가격을 조작한 혐의를 받은 바 있다. 그는 여전히 무죄를 주장한다.
이번 재판과 관련 악시오스는 “SEC의 소송은 FTX 의 공동 창립자에 대한 소송과 마찬가지로 망고가 증권이라는 주장에 근거한다” 며 “최근 들어 이 주장이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SEC는 무엇보다 이익 환수, 민사 처벌, 아이젠버그의 향후 증권 거래 차단 등을 모색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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