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한 인플레에 “연내 인하 무산” 언급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로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점차 후퇴하면서 급기야 6월 인하 가능성이 뒤집혔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시만 하더라도 연내 3차례 금리 인하와 더불어 올 6월 금리 인하 개시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최근 연준 관계자들의 잇따른 매파 발언이 나오자 오는 10일(현지시각) 발표될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3월 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6월 동결 가능성이 인하 가능성을 넘어섰다.
한국시간 기준 9일 오후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50%로, 25bp(1bp=0.01%p) 인하 가능성을 48.7%로 반영 중이다. 또 오는 12월 연방기금 내재 금리 수준은 4.8%로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시장의 피벗(정책 전환) 기대가 후퇴한 것은 3월 CPI가 여전히 끈적한 인플레이션을 시사할 것이란 우려를 선반영한 탓이다.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3월 CPI가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3.4% 각각 상승했을 것으로 판단 중이다. 월간으로는 직전월의 0.4%보다 낮은 수치가 예상되지만 전년 대비로는 2월 기록했던 3.2%보다 높을 예정이다.
근원 CPI의 경우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7% 올랐을 것으로 예상됐다. 2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8%를 기록한 바 있다.
CNBC는 FOMC 의사록 역시 인플레이션이 아직은 잡히지 않고 있다는 연준 관계자들의 우려를 보여줄 것 같고, 개선 없는 인플레이션 지표까지 더해지면 인하 시점은 더 더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시간 기준 4월 9일 오후 기준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금리 인상 가능성 [사진=CME그룹 데이터] 2024.04.09 kwonjiun@newspim.com |
◆ 연내 ‘인하 무산’ 시나리오도 등장
지난달 연준이 연내 3차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최근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준이 연내 금리를 내리지 않아도 놀랍지 않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강력한 고용 지표와 끈적한 물가, 견실한 미국 경제 상황 등을 감안했을 때 연준이 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마자르스의 수석 경제학자 조지 라가리아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 여름 인하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면서 “개인적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고 인하 개시 시점이 연말로 미뤄져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채에 기댄 것이긴 하나 “미국 경제가 지금 매우 강하다”면서 “연준이 당장은 금리를 내릴 근거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전문가들 의견이 다소 나뉘긴 하나 연내 금리 인하가 아예 없을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수석 경제학자인 토르텐 슬록은 지난달 연내 금리 인하를 전혀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3대 자산운용사인 뱅가드도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란 시나리오를 기본으로 가정하고 있다.
다만 JP모간 자산운용 수석 글로벌 전략가 데이비드 켈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인하 적기”라면서 데이터가 인하 필요성을 시사하기 전에 먼저 통화 정책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