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시스 이지영 기자] 비트코인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예상치 상회에 주춤했다가 상승 반전했다. 대형 호재로 꼽히는 홍콩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임박이 CPI 쇼크를 누른 것이다. 비트코인은 이 기대감으로 간밤 한때 1억170만원을 돌파했다.
11일 오전 8시4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1.67% 오른 1억593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1.23% 상승한 1억537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2.01% 뛴 7만482달러를 나타냈다.
이더리움은 소폭 올랐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0.60% 상승한 505만원을, 업비트에서는 0.16% 오른 505만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는 1.06% 뛴 3536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인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이다. 시가총액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하는 김치프리미엄은 하락세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4.70%다. 지난주까지는 8%대 머물고 있었다.
이날 상승세를 형성한 것은 홍콩 비트코인 현물 ETF 소식이다. 당초 내달 출시가 예상됐던 홍콩 비트코인 ETF가 4일 뒤인 오는 15일 승인될 것이란 보도가 전해지면서다.
중국 현지 매체 텐센트뉴스에 따르면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오는 15일 첫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계획이다.
해당 매체는 “SFC는 1차로 비트코인 현물 ETF 4종을 승인할 계획”이라며 “ETF 신청사들은 이미 홍콩 증권거래소와 상장 관련 논의를 해왔다. 승인 이후 상장까지 약 10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홍콩 비트코인 현물 ETF가 대형 호재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큰 손으로 꼽히는 중국 투자자의 자금이 홍콩 ETF를 통해 유입될 수 있다는 진단에서다. 이는 기존 호재였던 반감기보다 더 큰 매수세를 부추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노엘 애치슨 가상자산 애널리스트는 이날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홍콩 SFC의 첫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큰 이슈가 될 것이다. 비트코인에 상당한 자금 흐름이 발생할 수 있다”며 “홍콩에 기반을 둔 헤지펀드, 패밀리오피스 뿐 아니라 중국 투자자에게도 접근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식에 따라 중국계 가상자산들도 일제히 폭등 중이다. 중국의 이더리움으로 불리는 네오와 퀀텀은 이날 오전에만 10% 넘게 뛰었다.
같은 시각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네오는 14.25%, 10.93% 각각 뛰었다. 다른 중국계 가상자산 비체인은 4.20% 상승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76점을 기록하며 ‘극단적 탐욕(Extreme Greed)’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78·극단적 탐욕)보다 떨어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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