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시스 최현호 기자] 이르면 다음주 초 홍콩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실제 승인이 이뤄질 경우 비트코인으로 상당한 수준의 본토 자본이 흘러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일(현지시각) 코인데스크US는 자국 내 경제 문제를 피해 새로운 해외 부동산, 금 등의 투자처를 찾는 중국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은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매크로 분석가 노엘 애치슨은 중국 투자자들이 자국 내 부동산·건설 시장 문제, 증시 침체 때문에 해당 부문에 대한 투자를 꺼리면서 금과 같은 대체 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최근 중국의 한 금 연계 ETF 상품에는 투자자들이 몰려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애치슨은 “비슷한 식으로 비트코인에 상당한 자금 흐름이 있을 수 있다”면서 위안화 추가 평가절하 우려가 커질 경우 암호화폐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당국은 자국민 상당수가 (ETF) 승인 여부와 관계 없이 실물 자산으로 투자를 다각화할 것이란 점을 인식하고, 아마도 미국 경제와 관련이 없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싱가포르 소재 10x리서치의 마르쿠스 티엘렌은 홍콩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2013년 소액 투자자들이 주도한 강세장과 비슷한 열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해 중국에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기존 10달러에서 10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으며, 랠리는 중국 정부가 같은해 12월에 비트코인 거래에 대한 제재 조치를 내놓을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티엘렌은 “중국인의 70%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고, 최근 주식 시장과 함께 가격이 하락하면서 대안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K33리서치의 수석 분석가 베틀 룬데는 홍콩에서의 ETF 승인이 비트코인에 긍정적인 촉매제가 될 수 있지만, 미국에서 나타난 규모의 자금 유입을 기대해선 안 된다고 언급했다.
앞서 홍콩 증시에 상장된 두개의 비트코인 선물 ETF는 올해 두 배 이상 자산이 늘어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들의 총 규모는 2000BTC 미만으로 미국에 상장된 선물 ETF의 2%에 불과하다고 그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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