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에 앞서 반감기를 경험한 비트코인캐시(BCH)의 최근 부진한 성적이 비트코인 반감기 직후 가격 랠리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 경고 신호가 될 수도 있다고 코인데스크가 12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비트코인에서 갈라져나온 BCH의 반감기는 지난 4일 실행됐고 그 결과 채굴 보상은 3.125 BCH로 축소됐다. BCH는 반감기 다음날 715 달러를 넘어선 뒤 모멘텀을 이어가지 못하고 후퇴했다.
BCH는 뉴욕 시간 12일 오후 1시 45분 코인마켓캡에서 559.30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8.26% 하락했다. 1주일 전과 비교하면 약 16% 내렸다.
코인게코 데이터에 의하면 BCH의 활성 무기한 선물의 명목상 미결제약정은 지난 7일간 70% 급감, 3억7600만 달러로 축소됐다. 또 주요 거래소의 BCH 무기한 선물 펀딩비(funding rates)는 연율 기준 마이너스로 전환, 강세 베팅이 풀리고 있음을 가리켰다. 마이너스 펀딩비는 무기한 선물이 기저자산의 현물 가격 대비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알고리즘을 이용한 트레이딩 회사 윈터뮤트는 BCH의 가격 움직임을 반감기를 앞두고 있는 비트코인의 대리역으로 간주한다. 이는 비트코인도 4월 20일 반감기 이후 매도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윈터뮤트는 주간 뉴스레터에서 “지난 한 달 동안 BCH에서 빠른 돈(fast money)이 관찰됐다. 이는 다가오는 비트코인 반감기의 대리 코인으로서 BCH를 거래하는 전략일 수 있다”면서 “현재 무기한 선물이 현물 가격보다 낮게 거래되면서 펀딩비에서 흥미로운 움직임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여러 분석가들은 비트코인 반감기는 가격에 이미 반영됐으며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은 전형적인 “뉴스에 판다” 형태의 움직임 속에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 왔다. 투자은행 JP모건은 비트코인 반감기를 둘러싼 과장된 열기가 가라앉으면 비트코인이 4만2000 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10x 리서치는 반감기 이후 채굴자들의 매도로 비트코인이 당분간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한다. 10x 리서치 설립자 마커스 틸렌은 “우리 계산에 따르면 채굴자들은 반감기 이후 50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청산할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런 매도세로 인한 매물 과잉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이 앞으로 몇 달간 횡보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뉴욕 시간 12일 오후 1시 45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6만8120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2.93% 내렸다. 비트코인은 간밤에 7만1222.74 달러의 고점을 찍고 후퇴했다. 이날 뉴욕 시간대 저점은 6만7485.48 달러로 기록됐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14일 7만3750.07 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조정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