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 시작으로 전 금융권 릴레이 면담 진행
#부동산PF 사업장 대상 정상화 선별 작업 본격화
#지난해 PF 대출 사상 최대, 연체율 1년만에 2.2배↑
#구체적 정상화 성공 사례 나와야 위기론 해소 전망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금융당국이 총선 이후 본격적인 부동산 파이낸싱 프로젝트(PF) 정상화 절차에 돌입한다. 금융 및 건설업계와 함께 개별 사업장에 대한 회생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살며본다는 방침이다. 부동산PF발 경제위기론이 여전한 만큼 구체적인 정상화 성공 사례를 통한 불안 해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번주까지 은행권과 제2금융권, 보험업권 등을 대상으로 부동산PF 정상화를 위한 면담을 진행한다. 각 업권에서 대출을 해준 사업장을 대상으로 부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함으로 파악된다. 증권업권은 지난 9일 이미 면담을 진행한바 있다.
금융당국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이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부동산PF발 경제위기설에 대해 충분한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4월 위기론’이 제기되자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직접 나서 일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업계 불안감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부동산PF 대출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지난해말 기준 국내 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35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5조3000억원 증가했다. 3분기와 비교해도 1조4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코로나 정국에 접어들던 2020년말 92조5000억원에 비하면 3년만에 50%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연체율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2020년말 0.55%에 불과했지만 2022년말 1.19%로 급증한데 이어 지난해말에는 2.70%까지 치솟았다. 부동산PF 위기론이 본격화된 이후에도 연체율은 1년만에 두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특히 증권(13.73%)과 저축은행(6.94%), 여신(4.65%) 및 상호금융(3.12%) 등의 연체율이 너무 높다는 위기감이 크다. 이들 4개 업권의 대출 잔액 총액은 80조원으로 전체 부동산PF 대출 중 58%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연체율이 전년대비 높아지기는 했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금융위기 여파로 역대 최고점을 찍었던 2012년(13.6%)과 비교할 때 지금의 위기론은 너무 과도하다는 설명이다. 주요 사업장 대출 만기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위기론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PF 사업장 정상화 사례가 구체적으로, 꾸준히 나와야 한다는 게 업권 반응이다. 금융당국의 잇단 해명에도 불구하고 태영건설 사태 이후 제대로 된 정상화 프로세스가 적용된 사례는 아직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옥석 가르기’ 통해 정리되는 사업장과 자금지원을 받고 회생하는 사업장의 기준이 명확해야지만 향후 전망이 가능해 위기론도 사드라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기존 지원책 외에도 9조원 규모의 부동산PF 보증공급을 확대해 정상화를 촉진하다는 방침이다. 주금공 역시 부동산 특례보증을 출시하는 등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건설업계와 금융권, 국토교통부와 금융당국 등은 이달중 부동산PF 정상화 계획을 발표하고 다음달부터 실행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공개한 주요 정책들에 대해 추가 지원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불거졌던 부동산PF 위기론의 실체는 이번주부터 본격화되는 정상화 절차 성과에 따라 결정된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PF의 경우 전반적인 연체율은 관리 가능한 수준일지 몰라도 부동산 경기가 어렵고 단기간 회복될 가능성이 낮아 특정 사업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빠르게 주변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은행권은 안전하지만 다른 업권에 문제가 생기면 함께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태영건설 사태로 다들 안정망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건 맞다. 부실 사업장은 정리해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금을 회수하고 사업성이 높은 곳들은 자금을 지원해 수익을 확보하는 사례가 만들어지면 시장 불안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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