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이란의 전격 공습으로 중동에서 확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스라엘 전시내각이 대응 의지를 재확인했다. 다만 시기와 방법에 관해서는 뚜렷한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
14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전시내각은 수 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대응을 결의했다. 다만 대응의 시기 및 규모에 관해서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한다.
군이 향후 대응 선택지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회의에서는 이란에 대한 보복 공습과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팽팽하게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전시내각은 수일 내에 다시 회의를 소집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는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해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IDF) 참모총장, 데이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을 비롯해 요시 후츠 각료장관, 차히 하네그비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석했다고 한다.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이날 회의 전 성명을 내고 “이란은 세계적 문제다. 역내 도전”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라면서도 “적절한 때에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라고 발언해 ‘즉각 대응’에 선을 그었다.
간츠 대표는 아울러 “우리는 북부와 남부에서 주민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고 (가자 지구에 억류된) 우리 인질을 귀환시킨다는 과업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라며 “우리는 이런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NYT는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 간 통화 이후 전시내각에서 이란 상대 보복 공격 주장이 철회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가자 지구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분쟁 확산을 경계해 왔다.
아울러 이스라엘 정계에서는 이란의 공습으로 인한 피해가 경미한 상황에서 가자에서의 전쟁 및 인질 석방에 집중하자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에서는 하마스 억류 인질 가족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다만 TOI는 간츠 장관이 애당초 이란의 공격이 이어지던 시점에는 즉각 역공습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가디 에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IDF) 참모총장이 이런 주장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장관, 할레비 참모총장 등은 공습 중 역공습에 반대했다는 게 채널12 등 언론 보도다. 드론과 미사일 요격 중 역공습이라는 행위에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고 이들 언론은 보도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의 이번 공격을 “선전포고”라고 규정하고 “우리는 모든 선택지를 고려 중”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을 추구하는 자가 아니다”라면서도 이란의 이번 공격에 대해 “세계가 테헤란에 있는 악의 제국을 마주할 때”라며 “이번 일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이란 정권에 확실히 해야 한다”라고 했다.
한편 이날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중대한 긴장 고조 행위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라며 “그들은 자신을 보호하고 방어하려 한다”라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전시내각 회의 이후 갈란트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통화했는데, 이 통화에서 향후 이스라엘의 대응 방침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