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남주현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우려에 원·달러 환율이 1년 5개월 만에 1380원대를 돌파했다.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지면서 1400원대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분 현재 원·달러는 전일대비 5.4원 오른 1380.8원에 거래 중이다. 1380원대 환율은 종가기준 2022년 11월8일 1384.9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직전일에 비해 6.6원 오른 1382.0원으로 시작했다. 장중 최고가는 1384.0원, 저가는 1380.1원이다.
중동 전쟁이 확전 기로에 놓이면서 달러 가치가 치솟은 영향이 작용했다. 전쟁 등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늘어지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5개월 만에 106포인트대로 뛰었다.
앞서 이란은 13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을 향해 수백 대의 무장 무인기(드론)와 미사일을 쏘며 공습을 전격 감행했다.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급 지휘관을 제거한지 12일만으로, 주말 심야 공습은 이란의 첫 전면적인 이스라엘 본토 공격이다.
이에 대한 반격으로 이스라엘이 이르면 15일(현지시각) 이란 측을 공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군사 공격을 단행하면 1979년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 후퇴도 달러값에 힘을 더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는 6월 인하 가능성은 한달전 60%대에서 20%대로 줄었다.
외환시장에서는 전면전 리스크가 커질 경우 달러 수요가 더 늘면서 환율의 1400원대 진입 가능성을 열어 놔야 한다고 본다. 1400원대 원·달러는 지난 2022년 11월7일이 마지막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으로 지정학적 이슈, 미국 물가 우려 등에 달러의 추가 상승가능성이 높다”면서 “1400원대까지 상승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어 “달러지수가 107포인트까지 상승시 원·달러는 1400~1410원까지도 상단을 열어둘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유가 추가 상승으로 이어지면 달러 추가 강세와 원화 추가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이어 “WTI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다면 원·달러 1400원대 진입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WTI 5월 선물은 85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이란의 보복 공격에 중동 긴장감이 상승했지만 확전 진행 여부가 추가적인 유가 상승 및 달러 강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이번주 환율 상방으로 1395원을 제시했다.
한편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오전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