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늦춰지면서 국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심이 몰리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8~12일)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두 배를 역으로 추종하는 ‘KODEX 200선물 인버스 2x’를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65억원, 1079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달 들어 ‘KODEX 인버스’도 각각 63억원, 158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ETF를 사들였다.
개인 투자자들도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2700선에 안착한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2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KODEX 인버스 122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을 웃돌며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위축되면서 국내 증시가 하락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첫번째 금리인하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두번째 금리인하 시점은 내년 1월로 크게 후퇴했다”며 “3월 CPI 쇼크로 인해 올해는 1~2회의 금리인하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습 등 중동 확전 우려로 국내 증시와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에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가 늘어난 것이란 분석이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역으로 전쟁 확전 가능성은 제한될 전망이나 이전보다 중동 관련 불확실성의 범위가 확장된 점은 부정할 수 없다”며 “단기적으로 유가와 금 가격에 반영되는 지정학적 프리미엄과 변동성은 보다 높아질 전망”이라고 짚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의 컨센서스가 갈수록 뒤로 밀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1분기 실적시즌도 순조롭게 출발하지 못하는 등 증시 안팎으로 녹록치 않은 환경 속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새롭게 가세한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욱 고조될 것이란 불안감에 주식투자 비중을 줄일 필요는 없다는 게 증권가의 의견이다. 한 연구원은 “과도한 불안감을 가지고 주식 포지션을 중립 이하로 줄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양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연내 금리인하 기대가 흔들리면서 금리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연준과 한은 모두 연내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이를 비중 확대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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