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 Myeong기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금을 판매하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생활이 팍팍해지자 가지고 있던 금, 금시계 등을 현금화하려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것.
#미국 뉴욕 브루클린 전당포서 판매 행렬↑
지난주 금 값은 온스당 2,400 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일각에서는 더 오를 것이란 기대에 매수가 이어지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들에게 금은 청구서와 임대료를 내기 위한 절박한 수단이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킹 골드 앤 폰(King Gold & Pawn)’ 과 ‘엠파이어 골드 바이어스(Empire Gold Buyers)’ 를 소유한 진 퍼먼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진 금을 전에 없던 현금인출기(ATM) 처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퍼먼의 5번가 전당포 매장에서는 금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 2월 말부터 금 귀금속을 팔거나 전당포에 맡기는 사람의 수가 평소의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에는 금목걸이와 금반지를 판 IT 전문가 브랜든 사비노도 있다. 30세인 그는 “현재 금 가격은 높고 나는 현금이 필요하다” 며 “임대료, 식료품, 자동차 보험 등 비용은 오르고 있는데 저축한 돈이 없다” 고 말했다.
금 값 랠리에 대해 전문가들이 경제, 정치적, 기술적 요인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지만 55세인 미르사 비질에게도 ‘금값이 높다’ 는 논리가 더 잘 와 닿는다. 그녀는 가스 요금을 내기 위해 팔찌를 전당포에 맡기며 필요하다면 다시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젊은 세대, 할머니 시계보다 애플워치 원해..금 구매 요인↓
금 등 귀금속을 보유한 세대에게도 이번 랠리가 매력적인 판매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사실 금은 대부분 국가들이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만 해도 8,000 톤 이상을 갖고 있다. 개인적인 이유로 금을 보유한 사람도 많다. 영화 ‘골드핑거’ 나 ‘이탈리안 잡’ 처럼 400 온스 짜리 큰 금괴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딜러들은 1그램(약 0.0032온스)과 같이 작은 단위로 금을 판다. 그 외에도 주얼리나 금화, 돌 반지처럼 가족 선물로 구입하는 개인이 많다.
하지만 패션 트렌드가 달라지면서 옛날 보석을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일은 줄어들고 있다.
칸 에스테이트 주얼러스(Kahn Estate Jewelers)의 토비나 칸 회장은 “대부분 젊은이는 애플워치를 원한다. 할머니의 시계를 차려는 이는 아무도 없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로 그들(금 등 귀금속을 보유한 세대)에게는 현재 높은 가격이 매력적인 기회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국은 상대적으로 강한 경제 때문에 금을 구입할 긴급한 요인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온라인 금 투자 서비스 불리언볼트의 에이드리언 애쉬 디렉터는 “가자지구, 우크라이나 상황은 재난이 맞지만, 미국 등 서구 투자자에게는 당장 긴급한 문제로 느껴지지 않는다” 며 “우리 거래 플랫폼에서는 금을 팔겠다는 수요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많다”고 말했다.
#금은 누가 사나? 中중앙은행·아시아 소비자가 매입
그렇다면 금 값 랠리를 이끄는 금 수요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시장 참여자들은 많은 수요가 아시아와 신흥시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한다. 일례로 중국 중앙은행은 2022년부터 달러 통화 체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금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구매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의 일반 소비자들도 동참하고 있다. 역사적인 패턴과 반대로, 가격이 고가일 때 아시아 구매자들이 판매하던 상황이 바뀐 것이다. 이들은 경제 불안과 지정학적 위험, 그리고 혹시 모를 위기를 대비해 금화, 골드바 뿐 만 아니라 금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고 있다.
물론, 미국 등 서구에서도 부채 증가와 은행 시스템의 불안,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가격에 상관없이 금을 소유하길 원한다.
런던 제라드 프레셔서 메탈스의 제이슨 콜린스 디렉터는 “영국 은행 시스템이 붕괴된다면? 그래도 내 주머니 속의 금은 붕괴되지 않겠지란 마음으로 금을 가격에 상관없이 구입하려는 고객이 있다”고 말했다.
금은 어디로 갈까? 3,000 달러를 기대하며 인내하는 금 보유자들에게 토비나 칸 회장은 주의의 말을 전한다. 기다리지 말라는 것이다. 그녀는 “금과 주얼리 가격은 전례 없는 수준에 있다며 고객들에게 망설이지 말고 가져오라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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